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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13 “역사적인 교황 면담은 파라과이인들의 마음을 바꾸게 될 것” (1)

2015-07-10



Historic papal meeting can help change minds in Paraguay, says LGBT activist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시몬 카살 씨. 그는 토요일 파라과이를 방문하는 교황과 만나 ‘교회 위계질서를 벗어난 거리 사람들’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사진: Norberto Duarte/AFP/Getty Images





파라과이 성소수자들이 여전히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LGBT 활동가로는 처음으로 SomosGay 회장이 교황과 공식면담을 가진다. 




시몬 카살 씨의 커밍아웃 경험은 어떻게 보면 시골의 젊은 동성애자로서 남다를 게 없었다. 갈 곳도 없고 도움을 청할 지지단체도 없었을 뿐더러 대학 도서관의 책에는 동성애가 질병이라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파라과이에서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깨닫는다는 것은 조금 더 불행한 일이어다. 당시 파라과이는 매우 보수적인 국가였고, 40여년간 동성애자들을 잡아가 고문하던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이제 막 벗어난 참이었다. 


용기를 내서 부모님께 제가 게이인 것 같다고 털어놨는데, 두분의 반응은 끔찍했습니다. 저더러 불효자라고 했고 범법자라고 했죠. 우리나라엔 저 같은 사람이 살아갈 곳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동성애자로 살아가길 ‘선택한다’면 이 집에 계속 살 수 없다며 절 쫓아내 버렸어요.”
 


"콜롬비아: 글로벌 결혼평등 투쟁의 다음 전장 (기사 읽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LGBT 옹호단체 SomosGay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려 하고 있다. 남미순방중인 프란시스 교황이 오는 금요일 인구 700만이 채 되지 않는 파라과이를 방문할 때, 그 또한 시민단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토요일에 개최되는 이 회의에는 수백여 명의 활동가들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현직 교황이 LGBT 활동가와 공식적인 만남을 가지는 것은 처음이 될 것이다.


다채롭게 장식된 SomosGay 사무실을 찾았을 때 카살 씨는 파라과이에도 드디어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는 2003년 동성애자 인권행진에 참가했다가 해고 당한 일을 얘기할 때도, 베란다에 무지개 깃발을 건일로 아파트에서 쫓겨난 경험을 이야기할 때도 연신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10년전 비공식단체 SomosGay를 창립하고 두달 만에 세 번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을 때만은 표정이 진지해졌다. 세 번의 폭행사건 중 한 번은 경찰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기절할 때까지 구타하더니 그냥 죽도록 내버려 뒀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제 모든 면을 고장내버린 사건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폭행으로부터 극복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었죠.”


파라과이에서는 아직도 성소수자들이 어마어마한 수위의 차별을 겪고 있다. 작년 한 해 SomosGay를 찾은 6000명 중 93%가 폭행을 경험한 적이 있었고,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독재정권이 몰락한 1989년 이래로 54명의 트랜스젠더가 살해되었다고 한다. 행동거지가 “여성스러운” 남자아이들은 집에서 구타당하기 일쑤다. 또한, 커밍아웃하는 소녀들이 “교정강간”을 당하는 사건이 수시로 NGO에 보고되는데, 심지어는 가족이 이러한 교정강간을 일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카살 씨는 성소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차별은 파라과이 정치계가 드러내는 동성애혐오증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한다. 오라시오 카르테스 대통령은 2013년 대선후보 당시 동성애자 자식을 가지느니 차라리 “권총으로 자살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악명을 떨쳤다. 2014년 경찰이 LGBT시위를 공격해 활동가들이 병원에 입원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 원로 목사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라과이에 동성애혐오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카살 씨는 이들이“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을 거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일삼는다”고 한다. “내 나라에 살면서 마치 이방인 취급을 받는 것 같습니다. 침울하다가도 화가 나곤 해요. 그래서 맞서 싸우려는 거구요. 우리 세대 때 이루지 못하면, 적어도 다음 세대는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는 처음 파라과이 주교회의로부터 토요일 행사 초대장을 받고 필시 무슨 농담일 거라 생각했다. 그는 초대를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했다. 실제로 행사의 종교적 성격 때문에 참석을 거부하는 LGBT 단체도 더러 있다고 한다. “절대 참석하지 않을 거란 사람들도 있어요. 교황을 실제보다 더 개방적인 사람으로 내비치고 교회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자리임이 틀림없다는 거죠.” 


하지만 파라과이인들은 92%가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교황을 무척 따릅니다. 이번 초청을 거절하는 건 민주주의를 거절하는 거나 다름없죠.”


하지만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교회를 지지한다기보다, 그들이 “교회내 위계질서에서 벗어난 거리 사람들”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카살 씨는 무신론자이다. 


교황이 동성애자들을 초청하고, 동성애자들이 초청을 받아들인다면,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기 시작할 것입니다.”


회의 소식이 알려지자, 카살 씨에게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SomosGay 사무실 벽에는 배트맨이 로빈으로 보이는 인물과 열정적으로 포옹하는 그림이 걸려 있다. 영웅이라는 자리가 불편한 듯, 언론의 주목에 당황해 하는 그 자신과 어울리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줄어들어도 그는 파라과이 성소수자들을 위해 앞장설 것이다.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무기를 가지게 되겠죠. 전에는 없던 현수막, 즉 교황이라는 현수막을 내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우리의 존재가 자신의 신앙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맞서 언제까지나 이 현수막을 활용할 것입니다. 우리에겐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 Laurence Blair


-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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