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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7



Same-sex marriage: The final destination?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Fridae.




14개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시켰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정부와 태국 정부가 각각 동성결혼과 시민결합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동성애자들이 동성결혼을 지지해야 하는 걸까? 말레이시아의 동성애자 활동가이자 <독립섹슈얼리티> 공동창시자인 팡키테익 씨는 동성결혼이 축하할 일임은 분명하지만, LGBT 인권의 최우선사안은 아니라고 한다.




동성결혼 전쟁의 종식을 선언한 타임즈지 2013 년 3 월호



동성결혼의 승리를 축하다가, 동성애자 인권의 궁극적인 목적을 간과하기 쉽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어 무지개 너머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동성결혼이 인류의 종말을 앞당긴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가 잊고 있는 것은 연인관계를 맺는 방식이 다양한 만큼 동성결혼에 대응하는 방법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동성애자 공동체 뿐만 아니라 연관된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대자들은 결혼평등을 사회퇴보의 상징으로 볼 것이고, 지지자들은 진보의 상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두 의견이 항상 이렇게 깨끗하게 갈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말레이시아 LGBT들은 훨씬 더 시급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들켜서 해고당하는 것, 들켜서 집에서 쫓겨나는 것, 체포 당하는 것, 학교에서 집단괴롭힘 당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도록 강요당하는 것 등등 말이다. 


물론 말레이시아에도 가족과 지인들에게 자신을 밝히고 살아가는 LGBT들이 있긴 하다. 받아들여지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평등, 법적인정, 기념 등등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리고 결혼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를 불문하고 결혼을 사회의 압력, 개인적인 인간관계의 법적인정, 정부가 사적인 연애관계를 관장하려는 시도 정도로 밖에 보지 않는 이들도 있다. 기혼자들에게 주어지는 법적, 경제적, 사회적 특권은 또다른 불평등을 야기시켰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이러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결혼을 안 하면 불완전하고, 무책임하며 덜 성숙된 인간으로 여겨지지만, 결혼을 하는 순간 요술처럼 온전한 인간이 된다. 


우린 어릴 때부터 결혼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 때문에 결혼을 원하도록 교육받으며 자랐고, 그 결과, 자신은 물론 연애관계까지 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형태로 순응시키고자 한다. LGBT 중에도 결혼을 통해 자신을 바꾸려는 이들이 많다. 이성과 결혼하면서까지 법의 적용대상이 되고 사회의 규준에 부합하려는 것이다. 


결혼이 다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결혼이 가지는 수많은 의미는 문화적 제도, 언어, 종교의식, 젠더 역할이 법담론을 통해 이중으로 강요되면서 생겨났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자신들의 연애나 결혼을 스스로 정의하려는 커플들은 따돌림을 당하거나 눈총을 받기 일쑤다. 국가는 정(情)을 무정(無情)한 법으로 판단하는 차갑고 무자비한 기계에 불과하다. 국가는 사적인 연인관계보다 기업이나 정치계에 끼어드는 게 더 바람직하다. 


사실 국가는 연인관계의 규정에 아예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즉, 국가가 결혼을 승인하거나 금지할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성인이라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연인관계를 규정하고, 그 관계를 가족 및 사회의 인관관계와 타협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무정부주의자나 시대를 잘못타고난 히피처럼 들릴 수도 있다. 정부가 지배력와 권력을 철회할 거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다. (국가체제가 지구행성을 다스리고, 그에 대한 동의를 유발하는 시스템이 아닌 보다 낫고 실현가능한 꿈을 우리 모두가 꾸기 전에는 말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반문하는 것까지 관두지 말았으면 한다. 정부에게 우리의 연인관계를 합법화시켜 달라고 요구할 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좋은 영향과 안좋은 영향이 무엇인지, 또 나쁜 영향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국가가 사법권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 


물론 두 성인이 서로 결혼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사람들이 원한다면 이런 권리도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LGBT 인권에 있어서 결혼은 가장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또한 결혼은 이성애자, 동성애자를 막론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유일한 목적지가 되어서도 안 된다. 


사회와 공동체가 너무 완고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을 배제하고 거부하도록 가르친다면, 결혼할 권리도 아무런 의의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사실 사회 정체성과 국가 정체성은 배제 당하고 증오받는 이들에 의해 정의된다. 국가는 모든 사람이 같은 투표하고, 같은 식으로 구매하는 단일사회를 구축하려고 하며, 이에 순응하지 않는 이들은 적이 되어야만 한다. 우리가 사랑하고 증오할 사람을 왜 국가가 규정해 줘야 하는가?


국가정책과 정치적 담론이 시민의 자격을 규정한다. 그러면 우리는 거기서 흡수한 두려움을 기반으로 증오하고 오해하며 거부하는 것이다. 이젠 이러한 규정도 진화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결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민권이란 국민이 주도해야 하며, 민주적이고, 포용적이어야 하며, 투명하고 진화해야 한다. 낙오자, 비순응주의자, 반체제자, 그리고 LGBT들은 모두가 공존하는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어쩌면, 말레이시아에는 누구나 체포될 두려움 없이 자신의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과 사랑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알리고 싶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그 날이 오면 가족과 사회도 우리 편에 서도록 장려받을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우리는 증오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팡키테일 씨는 독립섹슈얼리티(Seksualiti Merdeka) 협회의 공동창시자로, 현재 런던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본 칼럼은 말레이시아 <The Star>지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쓰여졌으며, <Activists: Legalising gay marriages in Asia won't solve Malaysia's LGBT issues>는 2013 년 7 월 29 일 <The Star>지에서 발행되었다.



- 팡키테익


-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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