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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인 나의 현실

유럽/몰도바 2013. 11. 3. 20:54 Posted by mitr

2013-11-03



Моя нереальная реальност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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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hutterstock



드디어… 나의 삶이 ‘전’과 ‘후’로 나뉘었다. 비가 내리는 어느 가을날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 그 전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내 삶은 너무나 이상적이었다. 이상적인 남편, 이상적인 아들, 그리고 물론 이상적인 나 자신까지. 이 모든 것을, 달력의 일정표를 닮은 이 삶을 나는 수년에 걸쳐 조각해냈다. 모든 사람들을 속이는 것은 너무나 쉬었고, 심지어는 나는 거기에 몰두하기까지 했으며, 나 자신에게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 자신을 속이고,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나 자신을 이 ‘이상적인 삶’으로 처박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런 자각의 순간에 나는 문득 베란다의 한 구석에서 나만의 작은 세계를 발견했고, 바로 그 베란다 구석에서 몸을 움츠리고 나서야 나는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었다. 거기서 나는 몇 시간이고 앉아서 어쨌든 내가 ‘알고 있는’ 것에 취하기도 하고, 나의 첫사랑을 떠올릴 수도 있었다. 그 여자아이는 나와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내 옆 침대에 머물고 있었는데, 밤마다 나는 그녀가 자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이 느낌, 시선과 접촉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다. 깡충깡충 뛰며 달아나고 싶었다.


나의 부모님은 나의 ‘올바른’ 성적 지향에 어떠한 의심도 품지 않았다. 나의 남성적인 행색은 늘 양육 과정으로 무죄를 인정받았다. 부모님이 모두 군인이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도 늘 가장 뛰어난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실 나는 내 모습 그대로 있지 못하는 무기력을 숨겨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베란다 구석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지만, 나는 숨어서 기다리기만 했다. 나는 아직 먹이에 불과했고, 사냥꾼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성장해야 했다. 드디어 아들이 다 컸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을 획득했으며, 이미 경제적으로도 자립했고, 남편과도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나의 첫 커밍아웃 상대는 바로 남편이었다… 나는 발을 디딜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오늘이 오기까지 2년라는 시간이 더 흘러야 했다.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할 얘기가 있다며 내 집으로 와달라고 부탁했다.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어떻게 말을 할 것인지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다. 나는 처음부터 엄마를 당황시키지 않고, 그저 예전 직장으로 돌아갈 거다, 그래서 나는 이사를 간다며 진짜 소식을 전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드디어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나는 내 목적에서 너무나 멀어져 있었고, 결국은 말하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렵기까지 했다. 하지만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아직 중요한 말은 하지 못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마치 뛰어난 실력의 공갈범처럼 나는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인지 질문을 던졌다. 엄마는 내가 주저하고 무서워하는 모습, 떨리는 손과 입술, 그리고 아파 보이는 얼굴을 보고 긴장하고는 “엄마, 사실 나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같은 말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모든 것은 훨씬 진부했고, 나는 엄마의 눈을 마주 보지도 않고 재빨리 “엄마, 나는 레즈비언이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마치 지금 하늘이 활짝 열려 나를 향해 천둥 번개가 치거나, 아니면 적어도 엄마가 미리 장만한 방망이를 꺼내 들 것 같이 나는 눈을 찡그렸다. 아무 소리도,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고요가 흐르고, 심장이 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눈을 뜨고 엄마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나를 껴안고는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니?” 내가 답했다. “아니, 내가 이렇다는 것 때문에 엄마가 어떻게 살 것인지가 나는 알고 싶은 거야.” 그리고 엄마가 답했다. “이건 너의 인생이란다. 나한테 중요한 것은 네가 건강하고 행복한 것이란다!” 정말 진부한 말들이다. 하지만 그 순간 내게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바로 이런 진부함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거기에만 몰두하면 안 된다, 혹시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모든 이성애자 여성들이 하는 그 말, 그러니까 내가 아직 진짜 남자를 만나지 않은 건 아닐까, 라고 엄마가 말했다. 대체 어디에, 브라질의 어떤 우림에 오로지 나의 것이라는 명찰을 가슴에 달고 있는 이 진짜 남자가 살고 있는 거냐고?


하지만 엄마는 말을 더듬으면서 나한테 여자친구가 있냐고 묻기도 했다. 나는 무척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그녀는 그게 필요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 질문은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 엄마는 내가 그녀를 어떻게 사랑하냐고, 그러니까 여자로서 사랑하는지 아니면 남자로서 사랑하는지 물었다. 나의 분노가 폭발할 뻔했지만, 나는 차분하게 나는 여자이며, 앞으로도 여자일 것이고, 앞으로는 성 역할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서 엄마는 대체 무엇 때문에 내가 그녀와 사랑에 빠졌냐고 물었다. 너는 어떤 남자든 유혹해서 사귈 수 있잖아, 라면서. (어떤 남자든 사귈 수 있다니, 얼마 전에는 나의 유일한 진짜 남자가 어쩌고저쩌고 해놓고. 어머니 대자연은 내게 얼마나 관대한가, 진짜 남자들도 한아름 선사하고 말이다. 그런데 나는?) 아니야, 나는 세상에서 제일 접근하기 어려운 여자와 사랑에 빠져야 했어. 그 후 엄마는 더 이상 그녀에 대해 묻지 않았다. 아이들도 있고 아이들 때문에 생기는 모든 부작용까지 가지고 있는 기혼 이성애자 여성이라고 엄마 스스로 결론을 내린 것 같았다. 결국 엄마는 이건 나의 삶이라고 반복하면서, 내 삶을 사는 건 나 자신이며, 여자가 좋다면 여자와 사귀지만… 하지만 이웃 주민들이 그 집 딸이 어떻다고 수군대면서 손가락질하지 않도록,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이 나 또는 우리를 모욕하거나 화나게 하지 않도록 집에서까지 그러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엄마, 내가 만약 여자랑 가정을 꾸리면 엄마는 나를 버리거나 아니면 연락을 끊을 거야? 사람들 앞에서 내가 부끄러울 것 아니야?” 나는 이 질문을 한 것에 대해 거의 후회했다. 엄마의 얼굴 표정은 마치 내게 뭐라도 집어던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고등교육을 두 번이나 받은 여성이다. ‘찌르고, 자르고, 던지는’ 모든 물건은 사전에 숨겨 놓았다. 엄마는 화를 내며 그런 쓸데없는 건 생각도 하지 말라고 답했다. 화를 조금 식히고 나서 엄마는 모든 것이 어떻게든 해결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는 나를 사랑하며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나는 방 안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생각했다. 엄마가 이해한 걸까, 아니면 그냥 타협한 걸까? 타협하기는 할 걸까? 대화는 잘 마무리된 것 같았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사랑스런 딸로 남았다. 무엇을 더 꿈꿀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뭔가 삼가서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내 아들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었다며 나를 질책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내 아들은 나의 약점이고, 엄마는 이 사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그러니까 다 잘 된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것은 아주 중요한 시련, 어떤 사람이 말했듯 ‘지리적 도주’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나 자신으로부터의 도주가 아니라, 진정한 나 자신을 향한 도주이다. ‘당신’이 내 옆에 없을 거라는 것이 아쉽다. 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당신의 지지인데 말이다. 아니지, ‘당신’은 항상 나와 함께 있고, 항상 나의 가슴 속, 나의 석양, 나의 여명, 그리고 나의 꿈속에 있다! 나는 도주할 것인가? 노력해야지!


그리고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엄마다… “우리 예쁜 딸, 내가 좀 더 생각해 봤는데, 네가 이 모든 것을 내게 이야기하려고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제서야 이해했단다. 내가 대답한 말들은 용서해 줘! (그 순간 나는 전화 수화기에 붙어 버린 채로 어리둥절해서 굳어 버렸다.) 네가 나의 자식이라는 거, 나는 결코,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야. 모든 사람들이 알려면 알라고 해, 네가… (엄마는 아직도 레즈비언이란 단어를 발음하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네가 ‘특별’하다는 거… (오잉?) 나랑 같은 동네, 같은 거리, 같은 집에서 네가 네 여자친구랑 산다고 해도 나는 무조건 기뻐할게. 누가 뭐라고 하기만 해 봐!”


이제 끝… 막이 내려간다… 그리고 눈물… 그 순간 나는 다시 자그마한 아기가 되어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엄마의 발을 끌어안고 그녀의 무릎에 내 얼굴을 파묻고 싶어졌다. 나에게 엄마의 사랑은 변함없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여러분! 특히 우리 여성 여러분, 엄마와 딸 여러분,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 주세요!!!


- 올랴, 몰도바 키시너우


- 옮긴이 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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