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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오류

유럽/바티칸 2013. 12. 29. 03:16 Posted by mitr

Papal Fallacy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Gay Community News.






미국 게이 잡지 The Advocate가 교황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자, 롭 버캐넌 씨는 우리가 부분적 기억상실증에 걸린 건 아닌지 의아해 한다.




미국의 주요 이반잡지 <The Advocate>가 프란시스 <Time>지와 <Vanaty Fair>지에 이어 교황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이번 선정에는 위선에 가까울 정도로 근시안적인 요소가 있다. 최근 교황의 식탁에서 게이들한테 빵조각이 몇 개 떨어졌다고 해서, 평소 출판계에서 평등의 모범을 보이는 <The Advocate>지가 아동학대는 물론 여성의 인권과 피임에 대한 교황이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은 실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정말 우린 기억력이 이렇게 짧단 말인가? 불과 3 년전, 당시 추기경이었던 프란시스 교황은 출신국 아르헨티나의 동성결혼에 전적으로 반대했었고, 동성결혼은 '하나님의 자녀를 기만하고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교황으로 선임된 후 몇몇 고무적인 발언도 있었지만, 그 말들에 과연 실체가 있을까? 잘 생각해 보면 프란시스 교황의 말은 아주 광범위하고 옅다. 게다가 교황의 말이 교리에 대하 바티칸의 최종입장이면 좋겠지만, 사실 그의 의견은 교황청을 전반적으로 대변해 주지도, 일반적이지도 않다. 


종종 교황이 내뱉는 '친동성애적' 발언들은 애매모호하지만 듣기에는 좋은 어구의 전형적인 예이다. "제가 동성애를 인정하냐고 도발적으로 물은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그 분에게 또다른 질문으로 답했습니다. '하나님이 동성애자를 보실 때, 사랑으로 그 사람의 존재를 지지하실까요? 아니면 거부하고 비난하실까요? 항상 사람을 생각해야 합니다.'"


동성애혐오자와 동정심이 지나친 자유주의자 양쪽이 모두 좋아할 정도로 애매모호한 말이다. 하지만 이 발언의 진정한 의도는 부당함을 바로잡는 것도, 교육받은 서구인들이 아동학대를 은닉하고 여성폄하적이며 혐동성애적인 교회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막으려는 것도 아니다. 


우린 전체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프란시스 교황이 종교지도자는 커녕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윤리관을 피로했다고 해서 게이잡지로부터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어서는 안 된다. 프란시스 교황이 수많은 국가에서 차별을 지탱하며 동성결혼에 광적으로 저항하는 카톨릭교회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가?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바로 현실만족이다. 프란시스 교황의 상대적으로 소소한 발언들이 이렇게 중요하게 보이는 이유는 이런 발언이 참으로 드물다는 것, 그리고 그의 전임자들이 보여준 비인도적이고 역겨운 태도와 너무나도 대조되기 때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 세가 동성애자들을 '악마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라고 부른 사실을 잊지 말자. 게다가 온갖 독스러운 불평을 내뱉은 베네딕토 16 세는 말할 것도 없다. 그는 이반인들을 하느님의 사랑이 타락한 것에 비유했고, 우리를 인류역사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칭하기까지 했다. 정말 썅년이 아닐 수 없다!


12억 카톨릭 인구의 영적 지도자로서 프란시스 교황은 단지 시류에 편승하고 있을 뿐이고, 진보적인 자유주의라기보다는 대중 영합주의일 뿐이다. 그는 바람이 어느쪽으로 불고 있는지 알아챌 만큼 지적이고 세속적인 사람인 것이다. 바티칸은 리더십의 타락과 불신을 우려하는 국제사회 앞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겸손한 척 연기를 하고 있다. 교황의 의도가 순수한 것이라고 생각하든 말든, 현직 교황은 자신이 물려받은 타락하고 낡은 카톨릭 교회를 사람들과 화해시키고자 하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티칸에는 아직도 동성애혐오증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점이다. 올초 교황은 동성혼 제정법과 관련하여 프랑스인들에게 '한 때의 사고방식(fashionable ideas)'을 좆지 말라고 했다. 


평등, 존엄성, 정의는 '한 때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인권이다. 


카톨릭 교회의 입장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겠지만, 우리의 생득권인 평등을 수용하려는 마음에 급급한 나머지 부분적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수치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말보다는 행동이라 했다. 바티칸이 동성애자들의 평등권을 인권으로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믿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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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버캐넌 씨는 작문을 힘들어하는 예비 소설가 겸 시인 겸 술꾼이다. 취미는 이해 못하는 책 읽기, 헬스장에서 폴 오코넬 스토킹하기, 레즈비언처럼 옷입기, 동네 술집 자식들 대학교 보내기 등. 자신을 여섯 글자로 묘사한다면: Single Northsider White Trash Craic Whore (노스사이드에 사는 가난한 싱글 백인 파티꾼)

Loose Cannon: [luːˈkænən]  명사. 예측할 수 없고 위험한 것. 주로 상대방을 겨냥하지만 종종 자신을 겨냥하기도 하는 것. 버캐넌 씨의 트위터는 여기를 클릭. 블로그는 루즈 캐넌 버캐넌.



-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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