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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LGBT 인권 단체 GayRussia.Ru 대표 니콜라이 알렉세예프



어제 러시아 연방 헌법 재판소가 2013년 6월 제정된 ‘미성년자 대상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 금지법’이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놨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러시아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인권 운동가 니콜라이 알렉세예프, 야로슬라프 예프투셴코, 드미트리 이사코프가 헌법 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 금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을 내게 된 이들은 이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별법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재판소는 “러시아 연방 행정위반법 6.21조 1항은 그 자체로, 그리고 현재 러시아 연방 법률 체계에서, 동성애를 포함한 비전통적 성관계를 공식적으로 비난하거나 금지하는 조항이라고 간주할 수 없다. 오로지 성적 지향에 따라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한다는 해석은 차별 금지와 평등이라는 헌법적 원칙에 어긋날 것이다”라고 판결했다.


또 러시아 헌재는 “해당 조항이 비전통적 성관계에 관한 모든 정보의 유포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성년자에게 비전통적 성관계를 대중화하거나 강요하는 공개적 행동만 법에 의해 처벌받는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이 법 조항의 확대 해석을 금지했다. 합법적인 성소수자 행사나 인권 투쟁에 이 법 조항이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헌재 재판관 니콜라이 본다르는 “첫째로, 논란이 된 해당 법 조항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비롯한 개인의 자율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의거하여 헌재가 판결을 내렸다. 둘째, 헌법 재판소는 이 조항이 비전통적 성관계를 비난하거나 금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성소수자 인권 운동 단체 GayRussia.Ru 대표이자 모스크바 게이 프라이드 조직자인 니콜라이 알렉세예프는 이번 헌재 판결이 러시아 LGBT 인권 운동에 있어 커다란 성과라고 말했다. 이제 모스크바 시 당국은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자긍심 행진)를 금지할 수 없게 됐다.


‘루스카야 슬루즈바 노보스테이’ 보도에 따르면, 니콜라이 알렉세예프는 “헌법 재판소가 이 법 조항 자체를 위헌인 것으로 판결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명백했다. 그 대신 헌재는 특정 성관계의 매력에 미성년자를 직접적으로 유인하는 경우로만 법 조항 적용을 한정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앞으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에서 공개적 LGBT 행사는 금지될 수 없게 됐다. 이 행사들의 목적은 동성애 선전이 아니라, 인권 투쟁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권 운동가 니콜라이 알렉세예프는 페이스북을 통해 “11월 전에 러시아 법원이 게이 퍼레이드 금지를 불법이라고 판결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헌재 판결을 발판으로 삼아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그는 러시아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유럽, 미국 등 서방의 기금 단체들이 정작 러시아 인권 운동가들의 법적 투쟁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또 서방 국가들의 접근 방식이 러시아 LGBT 커뮤니티의 와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렉세예프는 끝까지 러시아에 남아 러시아 LGBT 인권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 헌법 재판소 판결문(러시아어) 전문


- 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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