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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는 발레리야


지난해 ‘동성애 선전 금지법’이 제정된 러시아에서 동성애 혐오 활동을 벌여 온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의 분노를 촉발한 인기 가수 발레리야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발레리야는 대한민국 기업 LG전자의 러시아 공식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성소수자들은 LG전자 불매 운동을 벌이며, LG전자가 발레리야와의 협력을 중단하고 러시아 LGBT 커뮤니티에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0월 초에 시작된 항의 서한 서명 운동에는 지금까지 약 6,600명이 동참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발레리야의 배우자이자 프로듀서인 이오시프 프리고진의 글. 그는 러시아 LGBT들이 LG전자 보이콧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 10월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성소수자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올려 러시아 LGBT들을 비난했다. 그는 LG전자와의 계약 기간은 이미 끝났다며 성소수자들의 보이콧 운동이 소용없는 짓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또 이들 부부는 동성애 혐오자가 아니지만, ‘전통적 가족 가치’를 옹호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성적 지향을 공개적으로 선전하는 행동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오시프 프리고진은 러시아 TV, 기타 언론계, 연예계 등에서 엄청나게 많은 성소수자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계와 연예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너무나 잘 살고 있으며 어떠한 권리도 침해받지 않고 있다면서 LGBT 인권 운동을 폄훼했다. 그는 “대체 당신들은 어떤 권리 침해에 대해 말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당신들이 원하는 것이 전쟁인가? 아니면 평화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공개 서한을 마무리했다.


10월 16일 러시아인 동성애자 막심 크릴로프는 러시아 라디오 방송국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오시프 프리고진의 공개 서한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이들 부부가 동성애 혐오자가 절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들을 제시하며 그 위선을 폭로했다. 이들 부부는 성소수자들이 “쓰레기”라느니, “생물학적으로 용인하기 어렵다”느니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왔다. 또 성소수자 연예인들이 너무나 잘 살고 있는 이유는 성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들 부부의 지인들인 성소수자들은 잘 살고 있을지 몰라도 거리의 성소수자들은 혐오 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수 발레리야가 이성 간의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것은 선전이 아니고, 성소수자들이 동성 간의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것은 선전이 되는 논리가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최대 성소수자 포털 중 하나인 Gay.Ru는 최근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발레리야가 동성애 혐오자라고 생각하십니까?(복수 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동성애자들이 생물학적으로 용인하기 어렵다고 공언하는 그녀는 동성애 혐오자다”라는 의견이 80.7%, “동성애 선전 금지법을 지지하는 그녀는 동성애 혐오자다”라는 의견이 63.4%에 달했고, “게이 클럽에서 공연도 하고 레즈비언 같은 뮤직비디오도 찍으니까 동성애 혐오자가 아니다”라는 의견은 5.3%, “밀로노프(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 차원의 동성애 선전 금지법 제정을 이끈 시 의원) 사퇴 요구에 서명했으니 동성애 혐오자가 아니다”라는 의견은 4.8%에 불과했다.


- 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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