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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 친척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이라크 여성들. 사진: AFP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HIV 신규 감염 증가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미들 이스트 아이(Middle East Eye)가 전했다. 일부 사회 집단에 대한 낙인과 처벌이 많은 감염인들의 치료 접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유엔 에이즈 계획(UNAIDS)의 최근 통계에 의하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21개국에는 약 23만 명의 HIV 감염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 대비 약 0.1%로, 4명 중 1명 꼴로 HIV를 안고 살아가는 남아프리카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는 신규 감염과 에이즈 관련 사망이 감소하고 치료 접근권이 확대되고 있는 데 반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는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HIV 활동가 셰린 엘 페키(Shereen El Feki)는 MSM(men who have sex with men·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남성), 성노동자, 마약 사용자가 사회적, 종교적으로 비난받고 있다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이 셋이 모두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들은 음지에 숨어 있기 때문에 정부와 관계를 맺는 것이 매우 어렵다. 보건부가 손을 뻗는다 해도, 내무부가 다른 손을 뻗어 이들을 교도소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강력한 낙인 때문에 신뢰할 만한 HIV 감염률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유엔 에이즈 계획(UNAIDS)도 이 지역의 HIV 감염인 수가 16~33만 명 사이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유엔 에이즈 계획의 알리 페이자데(Ali Feizzadeh) 박사는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의 국가에서는 HIV 감염률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리아나 이라크의 경우에는 실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감염인들의 숫자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의과 대학의 폴 갈라토비치(Paul Galatowitsch) 겸임 교수는 시리아, 리비아 등지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난민 급증으로 인한 긴장 상태가 병원 감염 급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 체계가 붕괴될 경우 감염 관리 체계도 붕괴될 수 밖에 없다. 의약품의 재사용이 흔해질 수 있고, 이는 병원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또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의 접근 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HIV 감염인의 40% 정도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에 접근 가능하나,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는 HIV 감염인의 20% 이하만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하여 이 지역의 에이즈 관련 사망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서는 지부티와 모로코만이 예외적으로 20~40%의 HIV 감염인들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모로코와 오만 정부는 HIV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튀니지, 모로코, 레바논, 알제리 등에서는 시민 사회 단체들이 인식 제고 및 감염인 권리 옹호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랍 보건 장관 회의는 2014~2020년 HIV/AIDS 대응 전략적 틀을 지지했으며, 아랍 의회는 HIV 예방 및 HIV 감염인 인권 보호에 대한 아랍 협약을 2012년 3월 채택했다.


또 이 지역의 HIV 감염 여성들의 단체 MENA-Rosa가 처음으로 설립됐고,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지지 그룹이 생긴 것도 최근 몇 년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점이다.


- 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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