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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Jennifer Laude's death would've caused an outcry – if she wasn't transgender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성노동을 한다고 트랜스젠더들이 인간이하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이니까. 사진: Noel Celis/AFP/Getty Images




약혼녀가 살해사건으로부터 1년. 쥐젤벡 씨는 여전히 그녀가 묻힌 필리핀으로 돌아가지 못 하지만 그런 그에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마르크 쥐젤벡 씨의 약혼녀 제니퍼 로드 씨는 작년 10월 조셉 스콧 펨버튼이라는 미군 해병에 의해 살해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약혼녀의 죽음을 애도하고 싶어도 필리핀에 들어갈 수가 없다. 트랜스젠더였던 약혼녀는 그에게 있어 일생일대의 사랑이었다.



"내 이름은 알레나: 생계를 위해선 크리스토퍼로 살아가야만 하는 트랜스젠더 여성" (영문기사)



이유는 독일 국민인 쥐젤벡 씨가 미군 부대 담장을 넘으려다가 필리핀에서 추방되었기 때문이다. 살해사건이 있은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10월 22일, 용의자는 미군 구치소에 감금되어 있었고, 쥐젤벡 씨는 군부대 담을 넘으려 했었다. 아무도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부대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그는 필리핀에서 강제출국 당했고,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입국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그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제니퍼와 펨버튼 밖에 아무도 모릅니다.” 태국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입국금지 조치에 항의하고 이번 사건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필리핀으로부터 가까운 태국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나는 6개월 전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장문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아내가 날 배신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설령 그런 일이 있었다 해도, 아내는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아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전 계속 싸울 겁니다. 언제까지나 제니퍼를 사랑하고 또 곁에 있을 거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요.”


쥐젤벡 씨는 약혼녀를 잃기 전까지만 해도 보통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그런 그가 세상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보여준 사랑은 실로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있다. 


트랜스젠더 여성들은 솔메이트로는 부적절한 상대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타블로이드 잡지에서 유명인과 트랜스젠더의 열애설이 나올 때마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 별난 인간을 좋아할 수 있지?”라는 식으로 보도된다. 그런 가운데 한 남성이 트랜스젠더 여성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했다. 그런 그가 성노동자로서의 과거에 눈살을 찌푸리는 세간에 맞서 그녀 곁을 지키는 데도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려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3대륙에 걸쳐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관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건인데도 말이다.)


제니퍼 로드 씨가 시스젠더 여성이었다면 국제사회가 이번 사건에 얼마나 분노했을지 상상해 보라. 게다가 그녀가 미국시민이었다면 어땠을까. 쥐젤벡 씨는 용의자가 탈출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자신의 안전을 무릅쓰고 담장을 넘으려 한 용감한 약혼자로 비쳤을 것이다. 아내의 무덤을 찾고, 재판에 증인으로 참가하기 위해 정부의 무자비한 강제출국 조치에 끊임 없이 맞서는 약혼자로 비쳤을 것이다. 기사이자 영웅이자 죽음도 갈라 놓지 못 한 변함없는 배우자로 비쳤을 것이고, 두 사람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와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작품을 연상케 했을 것이다. 



"패널리뷰 - 다섯 명의 트랜스젠더 작가가 본 '아이 앰 케이트'" (영문기사)



트랜스젠더 여성을 인간이하로 취급하지 않고, 그들을 인정하며 공감할 때 비로소 쥐젤벡 씨의 역경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렇게 많은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성노동에 내몰리고 있는지 그 진짜 이유를 알 때 비로소 두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처음부터 위선적이고 성적으로 타락한 게 아니라, 사회가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것, 쥐젤벡 씨와 같은 시선에서 제니퍼 로드 씨를 이해하고 위할 때 비로소 그의 역경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이틀린 제너와 라번 콕스의 시대에 이론적으로는 모든 게 쉬워 보인다. 트랜스젠더 여성과 그 연인들을 추상적으로 지지하고,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들이 누굴 사랑하든 상관 없다고 말하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를 지지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노동자의 수치심을 덮어써야 하며, 필리핀과 미국 정부에 맞서 대중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요구를 공개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극심한 고통에서 비롯된 단 한 번의 행동으로 일년째 추방되어 있는 한 남자가 연인이 묻힌 곳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Meredith Talusan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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