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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2



이슬람, 섹슈얼리티 그리고 젠더 특집







1969년 스톤월 항쟁을 기점으로 성소수자들의 권리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성장해 왔다. 특히 21세기의 가장 대표적인 시민권 의제는 동성결혼을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들의 권리일 것이다.


현재 동성결혼을 법으로 인정하는 나라는 21개국에 이르며, 그중에서도 지난 6월 미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각지에서 동성애자 인권이 가지는 의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아르헨티나를 기점으로 덴마크, 몰타, 최근에는 아일랜드에서 법적성별 변경 과정을 간소화하는 법이 통과되었으며, 폴란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법이 가결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네팔, 대만,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큰 발전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도쿄의 시부야구와 세타가야구가 동성커플을 자체적으로 인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도 퀴어문화 퍼레이드가 우여곡절 끝에 역대최대 규모로 개최되었고, 김조광수 - 김승환 부부가 동성결혼 소송을 제기하는 등, 성소수자들의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성소수자의 가시성이 제고됨과 동시에 성소수자들의 권리신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표면화되고 있다. 가까운 예로는 퀴어 퍼레이드 반대집회 및 각종 인권조례의 성소수자 명시 반대운동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종교 및 전통 가치관에 대한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핍박과 박해에 노출되어 있다. 


종교와 전통문화를 막론하고 이들은 한결같이 결혼은 남녀간의 단혼을 뜻하며, 소수성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다양성을 인정해 온 문화적 유산과 과학적 증거를 말살해 가며 말이다.


도표: 위키페디아

그 중에서도 성소수자들에 대한 박해가 가장 강도 높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곳으로 이슬람 문화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에도 무슬림 인구가 증가추세에 있지만, 이슬람은 여전히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문화권이다. 그러나 이슬람 세계의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범위 또한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슬람내의 성소수자 박해실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단순히 그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해외의 인권신장 소식을 접할 때 내 삶과 상관없는 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같이 기뻐하고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또한, 미연방 대법원 판결과 대만을 비롯한 이웃나라의 상황이 그러하듯, 실제로 우리의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국외 사안들도 적지 않다.


이태원 모스크. 사진: 위키페디아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박해와 차별 소식에 등을 돌릴 수도 있지만, 성소수자들이 성전환과 교정강간을 강요당하고, 교수형에 처해지며, 옥상에서 내던져지는 등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사건이 가지는 순수한 증오와 혐오를 내면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면화된 증오와 혐오는 또다른 편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어권 성소수자들 중에 무슬림 신자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설령 무슬림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슬람이라는 단어를 접하거나 이슬람권 사람을 만났을 때 성소수자이기에 더더욱 가지게 되는 거부감과 불편함을 경험해 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설령 그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해도 '이슬람 = 선천적으로 성소수자 혐오가 내재된 종교'라는 그릇된 개념을 부숴줄 정보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12세기 제작된 꾸란의 한 페이지. 사진: http://lilipilyspirit.deviantart.com/

하지만, 이슬람 성전 꾸란에는 동성애라는 단어가 단 한번도 출현하지 않는다면? 서방으로부터 혐오가 유입되기 이전의 이슬람 세계에서는 다양한 섹슈얼리티가 나름대로 인정받고 있었다고 한다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다. 


우리 성소수자들은 체계적이고 고의적인 오해로 인해 편견과 말살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우리에게 강요된 이슬람에 대한 편견은 우리 자신에 대한 편견이기도 하다. 강약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대부분을 짓누르고 있는 이슬람이라는 단어를 올바르게 직시함으로써, 좀더 많은 분들이 알게 모르게 내면화시켜 왔던 혐오를 걷어내는 한편, 나와 남을 정체성으로 구분하지 않고 같은 사람으로 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박해받는 이슬람권 성소수자 친구들에게 지금 우리가 당장 해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그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강력한 무기를 지닐 수 있다. 그 무기는 다름 아닌 ‘바로 아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트르에서는 몇 편의 흥미로운 칼럼을 통해 이슬람의 가르침에서 엿볼 수 있는 섹슈얼리티와 젠더의 다양성과 유동성, 실제로 그러한 다양성이 반영되었던 역사, 그리고 깨어 있는 무슬림인들의 진보적인 목소리를 전해드리고자 한다.






동성결혼에 관하여 무슬림계 미국인 형제자매들께 드리는 공개편지


전세계 종교계에서는 지난 6월 미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을 두고 찬반논쟁이 가열되었다. 그런 가운데 인도계 미국인 코미디언 하산 민하지와 이란계 미국인 작가 레자 아슬란 씨가 미국내 무슬림인들에게 관용을 호소하는 편지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슬람 역사 속의 동성관계 및 결혼의 유동성


한 학자가 민하지, 아슬란 두 사람의 공개편지에 대한 답으로 기고한 칼럼. 성소수자에 대한 관용은 바로 이슬람의 역사 속에도 살아 숨쉬어 왔다는 주장을 문학, 실존인물 등의 풍부한 사례와 함께 탐험해 보는 글. 




지금의 인도북서부-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 걸쳐 있었던 가즈나 제국을 통해 엿보는 중세 이슬람세계의 동성애.




꾸란과 하디스를 통해 보는 퀴어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글 중에 가장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칼럼. 저자는 오래전부터 이슬람내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힘써온 마크 브러스트먼(파리스 말릭) 씨다. 동성애 금기의 근거로 널리 이용되는 꾸란 및 하디스(이슬람 어록집)의 구절을 원문에 근거하여 철저하게 파헤치는 이 글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장문이지만 이슬람 이해를 위해 강력추천하는 문장.



파키스탄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


며칠전에 소개해 드린 칼럼. 이 칼럼에서는 고자와 게이, 바텀에 대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나왔었다. 위의 '꾸란과 하디스를 통해 보는 퀴어 섹슈얼리티와 정체성'을 읽고 이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본다면, 고대의 젠더 및 섹슈얼리티 분류가 현대사회에서 얼마나 왜곡되어 적용되고 있는지, 지금의 탄압이 어디에 기인하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오마르 샤리프의 게이 손자, 이집트 TV에 출연


이슬람권의 떠오르는 게이 아이콘. 앞으로 아랍권에서 더 많은 LGBTI 롤모델이 나오길 빌어본다. 




-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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