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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



A POSTCARD FROM HOLLYWOOD PAST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GCN.









헐리우드 황금기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탭 헌터는 비평가와 관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그런 그의 흥미진진한 이중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올해 GAZE 영화제에서 공개된다고 한다. 타냐 스위니가 컬트 우상이 된 매력적인 탭 헌터를 만나봤다. 




나탈리 우드, 라나 터너, 로버트 미첨, 디바인 같은 스타들을 동료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그 중에서도 지미 딘과 폴 뉴먼을 재치고 영화 배역을 따낸 사람은 더 적다. 그 중에서도 탭 헌터는 평범한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록 허드슨보다 활동시기가 조금 더 앞섰던 헌터(84)는 헐리우드 황금기 때 커밍아웃하지 않고 활동했던 게이 배우이다. 구릿빛 피부와 애버크롬비 모델을 연상케 하는 그(본명은 아더 앤드류 켈름)의 외모는 스타배우로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동성애자로서의 삶과 금발의 십대 우상으로서의 삶 사이를 오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우로서의 삶과 사생활을 모두 털어놓은 2005년도 회고록 ‘Tab Hunter Confidential’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다. GAZE 영화제에 출품된 이 다큐멘터리는 이번 영화제의 주목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탭 헌터 자신은 주목받는 것을 싫어하고 사생활을 일체 공개하지 않지만, 이번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그런 그가 재조명되고 있다. 


헌터는 왜 자신의 삶을 공개하기로 한 걸까. 그 이유는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전기집을 집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그 책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서전을 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가고 나서 어떤 멍청이 입으로 듣는 것보다 제 입으로 직접 듣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남의 사생활을 추측하는 걸 좋아하지만, 전 숨길 게 없어요. 제가 책에서 처음으로 한 말이 '나는 꼬리표가 달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입니다. 우린 모두 다 같은 사람이지, 어떤 사람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전화했을 때 그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 묵고 있었다. 그는 지난 30년간 함께 해 온 매력적인 파트너 앨런 글레이저과 이곳에 살고 있다. 헌터는 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고 빛났으며 소년같은 구석을 간직하고 있었다. 미국인들이 으레 그렇듯, 그도 나를 보자 수십년 전 앨런(프로듀서이기도 하다)과 함께 촬영차 더블린에 왔었고, 하루 휴가를 내어 커리(Curragh)로 떠났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자신 또한 엄격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학교도 천주교계 사관학교를 나왔다) 아일랜드의 분위기에는 ‘면역’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젊은 시절 결코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밝히지 않았다. “그 땐 게이라는 말도 없었고, 그런 것에 신경쓰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죠." 


남성에게 성적으로 끌리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글쎄요. 그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 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신부님이 저에게 겁을 너무 많이 줘서 한 1 년 동안 성당에 못 나갔던 적도 있었어요.”


그는 마구간에서 딕 클레이튼이라는 배우를 만났고 딕 클레이튼은 그를 헨리 윌슨이라는 에이전트에게 소개해 주었다. 헐리우드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딕 클레이튼은 소위 게이 킬러였고, 록 허드슨과 가이 매디슨도 그를 거쳐갔다고 한다. 헌터는 두 편의 영화를 찍었만 큰 주목을 끌지 못 하다가 ‘배틀 크라이’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맏기 시작한다. 당시 헌터는 ‘이유없는 반항’의 주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다들 알다시피 주연은 제임스 딘에게 돌아갔다.)

 


“워너사는 제 섹슈얼리티를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파라마운트사는 퍼킨스에게 절 만나지 말라고 한 모양이예요.”



“머브 그리핀이 배틀 크라이의 원작소설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대니역을 맡으면 잘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대니는 우리 형하고 닮은 구석이 많은 캐릭터였습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었죠. 스크린 테스트를 9번이나 했고, 폴 뉴먼하고 지미 딘도 테스트를 거쳤어요. 전 제가 재대로 못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배역을 맡게 돼서 무척 기뻤죠.”


헌터는 그옛날 스튜디오 시스템 하에 계약을 맺은 마지막 세대였다. 그는 워너 브라더스사와 9년 계약을 맺었고, 그의 절친이자 동료배우였던 나탈리 우드도 비슷한 계약을 맺었다. 한편 ‘사이코’로 스타덤에 올랐던 동료(후일 연인으로 발전한다)였던 토니 퍼킨스는 파라마운트사와 계약을 맺었다. 퍼킨스에게는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입밖에 내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졌지만 워너 브라더스사는 헌터의 섹슈얼리티를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헌터와 나탈리 우드가 시사회와 파티석상에 함께 있는 모습이 수차례 사진에 찍혔고, 언론은 두 사람이 연인관계일 것으로 추측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실 헌터는 나탈리를 “이제 막 걸음아를 시작하는 수망아지같은 여동생”처럼 여겼고, 그 동안 퍼킨스와 “비밀 데이트”를 자주 즐겼다고 한다.


“CEO들은 스튜디오를 자기들 원하는 방식대로 운영했습니다. 워너사는 제 섹슈얼리티를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파라마운트사는 퍼킨스에게 절 만나지 말라고 한 모양이예요.” 퍼킨스는 베린시스 베린슨과 결혼했고, 두 아들을 두었다. 그는 53살이 되던 해에 에이즈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별세했다. 


“영화계가 많은 변화를 거치던 시기였지만, 일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마를린 디트리히, 험프리 보가트 같은 선배들을 우러러봤고, 그 선배들도 우리를 많이 챙겼어요.”


팬레터도 늘고 잡지 표지를 장식하는 일도 많아졌지만, 그러던 어느날 ‘동성애자’ 파티에서 구속되면서 그의 경력도 타격을 입게 된다. 언론은 이 파티를 ‘파자마’ 파티라고 불렀지만 헌터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제가 이래서 언론을 안 좋아합니다. 젊었을 땐데, 친구가 ‘파티에 가자’고 하더군요. 파티장에 들어가니 남자들은 남자끼리 여자들은 여자끼리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전 곧바로 부엌으로 걸어들어갔는데 그 때 경찰이 들어오더니 우릴 구속했어요. 법정에서는 무혐의로 퍈결이 났지만 언론은 정말 신이 났죠.”


스튜디오 시스템 시절이 끝나갈 무렵 헌터는 워너사와 남은 계약기간을 돈으로 환불하고 휴식기를 가졌다. (그레타 가르보가 그랬듯, 헌터도 일자리를 찾기 위해 버라이어티 매거진에 광고를 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정체기에 구원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찾아왔다. 


“인디애나에서 연극공연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존 워터스 감독이었습니다. 깜짝 놀랐죠. 팬이었거든요. 워터스 감독은 같은 동네 장의사 같은 느낌의 아주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그 때 LA에서는 체포될 걱정이 없었는데도, 사람들은 저더러 그 영화(폴리에스터)를 찍으면 안 된다고 말리더군요. 하지만 어짜피 잃을 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헌터의 결정은 옳았다. 폴리에스터에 출연한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옆집청년의 이미지는 컬트의 수준으로 승화되었다. 물론 디바인과 함께 작업하는 것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드래그퀸 복장일 때는 해변으로 쓸려온 고래 같았는데, 평소에는 정말 너무나도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150킬로 나가는 크로스드레서와 키스하는 느낌이 어땠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보다 더 심한 것도 키스해 봤다’고 답해 줬죠.”


이번 다큐멘터리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즐거우면서도 이런 주목에 이끌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는 앨런과 함께 목장에서 생활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단, ‘균형감각이 예전같지 않아’ 승마는 관두었다고 한다.) 그는 앨런을 ‘내 친구’라고 표현하지만, 그에게 푹 빠져 있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정식으로 식을 올릴 생각은 없는지 묻자 “결혼하자고 하는데 자꾸 거절하네요”라며 웃었다. 


그 때의 헐리우드와 지금의 헐리우드는 전혀 다른 두 마리의 야수지만, 젊은 LGBT 배우들에게 있어 그 간격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커밍아웃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죠.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제가 배우생활을 할 때는 게이 주인공 같은 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도 게이나 레즈비언 주인공이 없는 건 마찬가지죠. (후배들한테) 충고는 해 줄 수 없지만, 항상 자신이 하는 일에 솔직하라고는 말해 주고 있습니다.”







- Tanya Sweeney


-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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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펀치드렁크 2015.08.16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평소 잘 보고 있어요! 그런데 존 월터 감독이 아니라 존 워터스 감독입니다. 컬트 영화 감독으로 아주 유명한 사람이죠.

  2. mitr 2015.08.16 1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적 감사드립니다! 수정했어요^^

  3. 탭헌터팬 2017.10.03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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