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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Not straight, not gay: just thinking outside the box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18-24세 연령층에 해당하는 카라 델레바인과 톰 데일리. 두 사람 모두 동성애인과 연애중이다. 사진: David M Benett/Getty Images/Andy Hall/Observer




섹슈얼리티가 스펙트럼처럼 퍼져 있다는 주장에 여전히 눈쌀을 찌푸리는 이들이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존의 이분법적 규정을 거부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나의 섹슈얼리티 척도는 어디즈음일까?



러시아의 옐레나 미줄리나 의원은 2012년도 동성애 선전’ 금지법을 작성하면서 “비전통적 성관계의 형성을 목적으로 한 정보배포”를 포함시켰다. 마치 그런 성관계가 전파시키거나 단속할 수 있기라도 한 듯 말이다. ‘비전통적’(즉 천지개벽이래로, 쿨럭)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차치해 두더라도, 어쩌면 미줄리나 의원의 생각은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동성애자들이 미쳐 날뛰고 있기 때문이다. 


대사관을 폐쇄하고 비자발급을 중지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전세계 시청자들은 BBC에서 채널을 돌리자. 최근 발표된 YouGov 여론조사에 따르면 적어도 4분의 1에 달하는 영국 사람들(23%)이 자신을 이성애자로 보지 않는다는 결과가 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18-24세 연령층에서는 그 수치가 절반(49%)에 이른다. 



"일반도 게이도 아니다: 나의 섹슈얼리티는?" (영문기사)



이번 조사는 킨제이 척도에 의거해 16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킨제이 척도란 40-5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킨제이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연속체 속에 표시하도록 한 시험이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전적으로 이성애자이거나 동성애자인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의 사람이 그 중간 어디즈음에 위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YouGov에서 이번에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물론 킨제이 척도는 40년대에 발명된 것으로 행위 자체를 나타내는 것(쿨럭, 천지개벽 이래로)도 아니다. 게다가 인간의 특질 대부분이 그렇듯 섹슈얼리티 또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우린 사람들을 무작정 “좋은 사람”과 “나쁜 놈”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인생(그리고 문학)은 정말 지루해질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중요성을 띈다. 편견자들 사이에는 동성애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이 존재하는데, 이는 그 자체만으로 모순된 사고방식이며 치명적인 생물학적 오류다. 동성애혐오증에 맞서는 표어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코듀로이 스커트는 죄악이다”라는 건데, 옷을 잘못 입고 나온 한 복음주의자 옆에서 한 남자가 이 표어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그리고 막상막하로 2위를 차지하는 표어가 바로 “동성애자를 낳는 건 이성애자들이니 그들을 탓하라 ”라는 의미심장하고도 재치있는 문구다.


편견자들은 이성애자가 이성애자를 “만든다”고 주장하는데, 이들이 말하려는 것은 동성애자들의 가시성과 개방성이 더해갈수록, 동성애적 성향을 숨겨왔던 이들이 자신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라 믿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편견자들의 생각은 틀리지 않다. 이 얼마나 영광스런 일인가.


그중에서도, 28조(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러시아 현행법의 영국 버젼)가 폐지된 2003년부터 취학한 젊은 세대들의 케이스가 흥미롭다. 18-24세 연령층의 절반 가량이 자신을 “이성애자”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은 성적지향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지 않는 사고방식이 늘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경향은 동성애자 시민권 운동의 여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섹슈얼리티가 스펙트럼처럼 퍼져 있다는 사고방식에 발끈하는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은 상자 안에 갖혀 사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 상자는 이성애라고 하는 상자이다. 하지만, LGBTQ 공동체에서도 내외적으로 양성애자 또는 양성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 대한 편견은 존재한다. 일종의 연방주의처럼 운영되고 있는 LGBTQ 공동체에선 동성애자도 이성애자도 무성애자도 아니라고 하면 으레 물음표가 남는다. 랜스 블랙과 연애중인 톰 데일리가 일전에 “아직 여자도 좋아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떠올려보자. 사람들은 왜 굳이 자신을 규정하려 드는 걸까?


한편, 자신을 이성애자로 여기는 이들 중 절반가량(48%)좋은 사람이 나타난다면동성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답했다는 것은 가슴 따뜻해지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번 주말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구여친이 남자와 결혼한 사진이 떴다. 내겐 첫 여자친구였고 그녀도 내가 처음으로 사귄 동성애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남자와 결혼했고 나는 지금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다. 마치 보니것의 표현처럼 말이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가 사귈 당시 그리 심각하지 않게 결혼을 고려한 적이 있지만 대답은 ‘아니다’였다. 2010년 당시만 해도 영국에선 동성결혼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층은 남들이 자신의 마음과 성기를 어떻게 쓰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들의 입장이 미래를 대변한다면(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이런 경향은 동성관계를 맺고 있거나 동성애게 이끌리는 이들에게 평등한 세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 게다가 요즘 공인들은 팡파레나 해명, 낙인 같은 것이 없이도 자성적지향을 거리낌없이 공개한다. 카라 델레빈과 애니 클락이 그렇고 톰 데일리와 랜스 블랙도 마찬가지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NYLON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구글 쳐 보세요. 저 숨기는 거 없어요’라고 했다. 여성 스텝과의 연애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으로써 헛소리를 일축시켜 버린 것이다. 


 지금도 동성애자들이 동성애를 운운하고 다닌다며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성소수자로 살기 전에는 그 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모든 시민권 운동이 그렇듯, 우리도 변화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입을 다물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런던은 이번 YouGov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이성애자로 간주하는 사람들의 수치가 가장 낮은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런던에서도 여전히 이반바에 가려고 하면 택시 운전수가 승차를 거부하고, 난폭해 보이는 남자가 지하철에 타면 여자친구가 슬그머니 내 손을 놓곤 한다. 


얼마전 상정된 평의원법안으로 호주도 미국과 아일랜드에 이어 동성결혼을 인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베네치아의 시장이 동성커플을 다룬 동화책을 금지시켰다는 기사가 나왔다. 엄마가 둘인 새끼늑대 이야기까지 말이다. 아직도 동성애 자체를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는 국가는 70개국에 이르며, 심지어 동성애가 법집행관 또는 대중들에 의해 사형으로 다스려지는 곳도 있다.


이번 여론조사가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이런 탄압 속에서도 진보는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근 영화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에는 그레타 거위그가 18살짜리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항상 서로를 애무하도록 해.” 실제로 두 사람은 그렇게 하고, 또 당신이 어떤 시선으로 보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 Hannah Jane Parkinson


-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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