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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8




Pope Francis sends letter praising gay children's book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성베드로 광장에 나온 프란체스카 교황. 출판사 ‘Lo Stampatello’측은 교황 앞으로 ‘작은 달걀’을 비롯한 동화집을 소포로 전달했다. 사진: Fabrizio Belluschi/Demotix/Corbis





베네치아 시장이 다양한 가족형태를 그린 동화책을 금지시킨 가운데, 뜻밖에도 교황이 이 동화책에 지지를 표명했다. 




하마와 캥거루, 펭귄들이 등장하는 표지만 보면 ‘작은 달걀(Piccolo Uovo)’이 정치적, 종교적 논쟁을 불러일으킨 동화책이라는 것을 선뜻 짐작하기 어렵다. 달걀의 모험을 그렸다는 스토리 자체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달걀이 (동성커플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알아간다는 내용은 이탈리아 국내 보수파들의 반발을 사고 왔으며, 이들은 작가 프란체스카 파르디가 동성애 지향적인 젠더론을 전파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주인공 달걀은 아무 문제 없이 가족을 꾸리며 살아가는 게이 펭귄커플과 레즈비언 토끼커플,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하마, 다른 종끼리 커플을 이루고 사는 멍멍이 그리고 새끼 북극곰을 입양한 캥거루 커플 등을 만난다.


그런데 최근 베네치아 시장으로 취임한 루이지 브루냐로 시장은 지난 6월 이 책을 포함한 50여 권의 책을 시내 학교로부터 금지시켜버렸다. 그러자 250여 명의 이탈리아 작가들이 본인들의 책도 함께 금지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한 작가는 이러한 움직임을 “검열과 무지라고 하는 끔찍한 조치에 맞선 시위”라고 밝혔다. 



“엘튼존, 동성애 동화집 금지한 베네치아시의 반대시위에 가담” (영문기사)”



그런데 작가 파르디에게 뜻밖의 지지자가 생겼는데, 그건 다름아닌 프란체스카 교황이다. 교황은 측근을 통해 파르디의 작품을 칭찬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바티칸 국무성의 고위 관료인 피터 웰스 주교는 서한을 통해 “이 책이 선사하는 감동과 사려깊은 행동에 성하께서는 감사하고 계시며, 젊은 세대는 물론 인류와 기독교 가치관의 전파를 위해 앞으로도 보람있는 활동을 펴시도록 희망하고 계십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가디언지에서 입수한 이 서한은 79일자로 되어 있으며, 지난 6월 파르디가 동화집을 교황청에 보낸 것에 대한 회신이었다. 당시 소포는 파르디의 출판사 로 스탐파텔로(Lo Stampatello)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문제를 다룬 동화책 7-8 권을 모은 것으로, 이들 동화책으로 인해 최근 몇달 동안 비판을 받아온 파르디 본인의 감동적인 편지와 함께 전달되었었다.


그녀는 교황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이탈리아의 수많은 교구가 현재 저희 출판사의 이름을 훼손하고, 저희 활동에 대해 거짓을 퍼뜨리고 있는 것에 유감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희는 천주교 신자들을 존중합니다. 또한, 수많은 천주교도들이 마찬가지로 우리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희들이 어째서 모든 천주교 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건가요?”



'작은 달걀'에 등장하는 진보적 사고방식의 캐릭터들. 사진: www.lostampatello.com/



파르디는 답장을 받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으며, 밀라노 자택에서 답신을 받고는 무척 놀랬다고 한다. “교황이 동성애자들의 가정을 지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천주교 교리란 게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권리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바티칸측은 편지 말미부분의 축사는 파르디 본인을 위한 것이며, ‘젠더론’에 대한 천주교 교리에 반하는 가르침을 지지하는 내용은 아니라고 밝혔다. 


바티칸은 동성간의 연애를 근본적인 장애내지는 자연의 법칙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동성애자들이 좋은 천주교도로 살아가려면 순결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설교하고 있다. 이런 교리로 인해 동성과 연애하고 있는 이들이 교회를 떠나자, 프란체스카 교황은 다소 수용적인 접근방법을 취하기도 했다. 


교황은 2013년 “주님을 찾고 선량한 의도를 가진 동성애자를, 제가 누구라고 심판하겠습니까?”라고 했었다. 같은 해 프랑스의 한 게이 남성은 교황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교황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지만, 바티칸측은 이 남성의 주장을 부인했다.


교황의 이러한 수용적인 접근방식은 바티칸내에서 반대에 부딛혀 왔다. 바티칸 국무성성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5월 아일랜드가 동성결혼을 합법화시키자 이를 “인류의 패배”라고 했었다. 


교황이 답신을 통해 파르디의 활동을 치하했지만, 동성간의 연애에 대한 바티칸의 입장이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교황이 다음달 참석하는 세계 가족회의(World Meeting of Families)는 세계각지의 천주교인들이 필라델피아로 모이지만, LGBT 단체는 한 곳도 초청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각지의 천주교도들은 교황의 개방성에 맞서 반대시위를 벌이기 시작했으며, 프란체스카 교황에게 동성애자 및 이혼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재확인하도록 요구하는 탄원서에는 50여만 명이 서명했다. 


효도탄원(Filial appeal)이라고 하는 이 활동 참가자들의 목적은 오는 10월 전세계 천주교계 지도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바티칸 가족회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전통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며, 작년 교황에 의해 좌천된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도 이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한다. 


천주교는 이탈리아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파르디가 교황 앞으로 보낸 서한도 지난 6월 수십만 명을 로마에 집결시켜 동성애자의 자녀양육에 반대시위를 벌인 ‘자녀수호’ 위원회에 맞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탈리아에서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대부분이 동성커플의 권리 인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파르디 자신도 동업자 마리아 실비아 피엥고와 연인관계에 있지만, 두 사람은 합법적으로 결혼하기 위해 스페인까지 가야만 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가족을 꾸릴 권한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네 자녀는 네덜란드에 가서 얻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동성결혼 및 동성커플의 자녀입양을 의제로 다루고 있지 않지만, 마테오 렌치 수상은 올해 동성간의 결합을 합법화시킬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특히 이탈리아가 동성커플을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유럽 인권재판소의 판결 이후로 더 큰 압력을 받고 있다. 



- Rosie Scammell


-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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