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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1




Chicago's first LGBT retirement center: 'Here, people would come to my aid'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시카고 타운홀 아파트 자택에서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에바 스카이 씨. 사진. Photograph: Alyssa Schukar for the Guardian




미국의 LGBT 노인이 150만여 명에 이르는 가운데, 경찰서를 개조한 요양시설이 말년을 보내는 이들에게 몇 안되는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따스한 아침햇살이 창문가에서 춤을 추고 있다. 이곳은 미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LGBT 요양센터. 조지 가르시아 씨(64)는 미소 띈 얼굴로 먼곳을 바라보며 달콤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미국에서 가르시아 씨와 같은 LGBT 노인은 150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수십년전 바로 이곳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사는 한 경찰관을 알게 되었다.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한 번씩 만나서 사랑을 나누는 친구 정도였죠.”


시카고 최초의 LGBT 요양센터인 이곳은 원래 경찰서 건물이었다. 가르시아 씨는 이곳에서 근무하던 경찰관과 만남을 가지다가 타이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한다.


가르시아 씨는 작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건물을 보여줬다. 그는 이 건물이 예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한다. 



조지 가르시아 씨. 이곳 휴게실에서는 매일 아침 신선한 커피가 제공된다. 사진: Alyssa Schukar for the Guardian



바로 옆에 위치한 구청 아파트 건물에 들어갔다. 요양센터와 함께 개장한 이곳은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곳으로 주로 성소수자들이 살고 있다. 이곳에 산다는 커트 시먼즈 씨(63)와 마주쳤다. 그는 5대째 시카고에 살고 있다고 한다. 간단한 자기소개가 이어졌고, 시먼즈 씨는 자기가 사는 집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79가구로 구성된 이 건물은 이전부터 게이 빌리지로 알려진 보이즈타운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시먼즈 씨는 방이 좀 지저분하다고 미리 귀띔해 줬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었다. 거실에는 커다란 소파가 있었고, 벽에는 그림이 걸려져 있었다. 미시건호가 내려다보이는 창문에는 햇살이 춤을 추고 있는 듯했다.


주위에서 게이노인 기숙사라고 부르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묻자 가르시아 씨와 시먼지 씨는 웃음을 터뜨렸다. “기숙사는 아닌 것 같아요. 그 이상이죠. 방 한 칸만 있는 게 아니니까.” 시먼즈 씨의 말이다. 



무지개 물결 



미국에서는 이른바 “은빛 해일(silver tsunami)”에 대책을 세우는 단체가 많다. 은빛 해일이란 고령화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다. 그 결과 고령층이 살수 있는 저렴한 주택의 수요가 크게 늘었고, 주택서비스에 큰 중압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해일 속에서 무지개가 부상하고 있다. 고령층 중에서도 성소수자들이 다른 이들보다 보건, 고립, 주택면에서 더 취약하다는 인식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시카고의 타운홀 아파트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기관이 그 빗장을 열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윌리엄스 연구소가 2010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성소수자들의 경우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확률리 83배나 된다고 한다. 말년을 맞은 이들에게 있어 이웃의 존재감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 


가르시아 씨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07년 이후로 병원 신세를 진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여기서는 항상 [지인들의 병수발 때문에] 병원을 드나들고 있어요. 올해만 다섯 번이나 병원에 갔다왔네요. 그리고 제가 응급실에 데리고 가는 이들은 대부분 가족도 없고, 의지할 사람이라곤 저뿐인 사람들이죠.



거실에서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는 커트 시먼즈 씨. 사진: Alyssa Schukar for the Guardian



이곳에서 비상사태가 생기면 무조건 가르시아 씨를 찾는다. 그 이유는 가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르시아 씨와 다른 스탭들이 끊임없이 서로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다세대 보건연구소가 2011년 발표한 노화와 보건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이렇듯 가르시아 씨의 부단한 보살핌에도 이유가 있다. 성소수자 노인의 절반가량이 장애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사는 분들 중에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분들도 계세요. 제가 아는 사람들만 해도 HIV 양성인 분이 여덟 명이나 되구요.” 그렇게 말하는 가르시아 씨 자신도 HIV 양성이라고 한다. 


친한 친구 하나가 군시렁거리며 점심을 먹으러 내려오지 않은 적이 있어요.” 가르시아 씨는 배가 아프다는 친구를 데리고 병원에 갔던 일을 회상했다. “그래서 언제부터 아팠냐고 문자를 보냈죠.”


그 친구는 배가 아픈지 하루가 다 되어 간다고 했고,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가르시아 씨는 곧바로 행동을 취하기로 했다. “당장 내려와. 응급실 가자.”


병원에 가니 의사는 맹장이 터지기 직전이라고 했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큰일날 뻔 했던 것이다.



'여기선 무슨 일이 생기면 다들 도와주러 와요'



건강과 윤리가 종종 화제로 오르곤 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바로 삶이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 이곳에 입주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과도 같기 때문이다. 


에바 스카이 씨(64)가 예술품으로 가득한 방을 서성거리며 말했다. “예전부터 무지개랜드에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곳이 개장하기 전까지는 돈이 비싸서 엄두도 못 냈죠.”



(왼쪽에서) 휴게실에서 커피를 즐기고 있는 테드 스완슨, 글렌 찰튼, 커트 시먼스 씨. 사진: Alyssa Schukar for the Guardian


지난 몇 십년 사이, 이곳은 시카고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부상했다. 집세가 오르면서 예전부터 이곳에 살던 이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고, 수익이 최저임금 이하인 스카이 씨 같은 사람들은 이곳에 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는 그는 예전부터 이곳에 사는 것이 꿈이었고, 2008년 성전환 시술을 받고 나서는 그 열망이 더 간절해졌다. 


이곳에 오기 전 스카이 씨는 불과 몇킬로미터 떨어진 업타운의 원룸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그곳은 치안이 별로 좋지 못했다고 한다. “원룸에 산다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지만, 트랜스젠더나 이반인들에게 있어서는 특히 더 힘든 것 같아요.”


춥고 어두침침했던그곳에서 스카이 씨는 자신의 성별 때문에 심한 말을 들으며 살아야 했다고 한다. 반면 자연광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그녀는 “무지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는 무슨 일을 당해도, 사람들이 바로 도와주러 와요.” 스카이 씨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 최근 스카이 씨같은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겪는 폭력의 수위가 전례없는 수준으로까지 치달았다고 활동가들과 폭력철폐 단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21명 이상의 트랜스젠더 여성들의 살해사건이 보도된 올해는 사상 최악의 한해라고 한다. 


스카이 씨는 차와 인파들이 북적대는 보이즈타운을 내려다보며 숨을 가다듬었다. 


“정말 끔찍하죠.”




- Zach Stafford


- 옮긴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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