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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9




유엔 ‘포용도시’ 의제에 왜 LGBTQ 시민은 없을까




작년 3월 토론토 프라이드 행진에 참가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수상. 캐나다는 이번 신도시 의제에 LGBTQ 인권을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이끌었다 사진: Xinhua/Barcroft Images





유엔이 신도시 의제를 통해 세계 각국에 보다 안전하고 수용적이며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등의 일부국가가 이 신도시 의제에서 LGBTQ 인권을 배제시켜 버렸다.




LGBTQ 집단을 평등권과 자유를 가진 일등시민으로 대하지 않는 도시는 민주적일 수도, 포용적일 수도 없습니다. 이는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단순히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입니다.”스페인 키토에서 열린 '3 주거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관한 유엔회의’(이하 Habitat III)에서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이 선언한 말이다.


콜라우 시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UN에서 제정한 신도시 의제을 두고 한 말이다. 우수도시 건설을 통해 글로벌 도시정책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의 이 성명서는 이번주 키토시에서 열린 Habitat III 회의에서 채택되었지만, LGBTQ 인권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는 몇 달 전부터 EU, 미국, 맥시코 및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와 합세하여 차별해서는 안 될 취약집단”에 LGBTQ도 포함시키기 위해 힘써 왔다.


그러나 협상이 이루어지는 동안 벨라루스를 위시한 17개국(러시아, 이집트, 카타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사우디 아라비아, 소말리아, 이란 등)이 신도시 의제에 LGBTQ 인권이 포함되는 것을 저지했다.


전세계에서 동성간의 관계를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76곳에 이르며, 그 중에서 7개국이 이를 사형으로 다스리고 있는 가운데, 유엔의 중요문서에 LGBTQ 인권이 포함된다면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유엔 주택 및 도시개발부 훌리안 카스트로 비서관은 기자들로 붐비는 회의실에서 유엔을 비롯한 일부 국가가 “LGBTQ 인권의 전면적인 보호를 신도시 의제에 포함시키기 위해 분전해 왔다”며 “21세기는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수용하는 국가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훌리안 카스트로 서기관은 미국, 캐나다를 위시한 일부 국가가 신도시 의제에 LGBT 인권보호를 명시시키기 위해 분전했다고 밝혔다. 사진: Francesca Perry



캐나다와 미국이 공동으로 주최한 패널은 신도시의제 시행에 LGBTQ 인권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다른 유엔 회원국들에게 호소해 왔다. ‘국제 여성을 위한 도시개혁 협회(Women Transforming Cities International)’ 의장이자 전 뱅쿠버 시의원이었던 엘런 우즈워스도 이 자리에 참석했는데, 그녀도 신도시계획에 LGBTQ 개인이 누락된 데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우즈워스는 뱅쿠버에 소재한 한 단체와 함께 신도시 의제 포함을 요구하는 퀴어선언을 발표했다. “주택, 직장 부족, 사형, 징역 및 기본 인권의 부재에 직면해 있는 전세계 LGBTQ들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고, 이들 이유를 근거로 하여 우리가 신도시 의제에 명시되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하기 위해 퀴어선언문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선언문은 신도시 의제에 “LGBTQ들만이 가지는 취약성을 인정”하고 “이들이 공정하고, 안정하며, 포용적이고 수용가능한 도시 건설의 모든 측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선언문은 캐나다의 여러 정치인 및 사회단체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신도시 의제에는 이상적인 도시상을 묘사하는 데  포용이라는 단어가 36 차례 사용되었지만, LGBTQ 인권은 등장하지 않는다. LGBTQ 공동체 인정을 거부한 나라들을 포함해 이번 회의에 참가한 모든 국가가 “그 어떠한 차별도 없는 만인의 도시를 지향하고…  도시 인간화의 주된 요소로써 문화와 다양성 존중, 그리고 평등을 장려할 것”이라고 되어 있는 의제에 서명했다.


시엔티카 협회의 하비에르 힐레타 회장도 “LGBT 인권을 빼고는 진정한 포용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엔티카 협회는 멕시코 시티를 거점으로 한 단체로, 정부의 정책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Habitat III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동성애자 인권을 옹호했다. “LGBTQ 공동체는 지금껏 줄곧 소외되어 왔는데 Habitat III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인권이 고려되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신도시 의제가 얼마나 보수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유엔 주택 및 도시개발부(HUD) 훌리안 카스트로 비서관은 2014년부터 LGBTQ 인권을 옹호해 왔다. 전 비서관인 숀 도노반은 2012년 ‘평등한 기회’라는 원칙을 반포해 LGBTQ들도 공공주택 및 섹션 8 주택 정책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했는데, 카스트로 비서관도 이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카스트로 비서관은 인파와 떨어진 개별실에서 “미국은 물론 세계 도처에서 성적지향 때문에 집을 못 구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며 “사실 노숙문제의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LGBTQ들”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 노숙자의 40%가 LGBTQ(LGBTQ는 미국 전체인구의 7%에 지나지 않는다)였으며, 이들 대부분은 집에서 쫓겨났거나, 학대를 피해 도망쳐 나온 경우였다. 카스트로 서기관이 이끄는 유엔 주택 및 도시개발부는 작년 카스트로 서기관은 트루컬러 재단과 연계해 LGBTQ 청소년 노숙방지 계획을 실시했다. 트루컬러 기금회는 가수 신디 로퍼가 세운 단체로, LGBTQ 청소년 노숙자들에게 안전한 공간과 주거환경을 제공해 오고 있다.


이번달 헐리우드의 한 갈라에 참석한 신디 로퍼와 트루컬러 재단 회원들. 사진: Rodin Eckenroth/Getty Images



지난달, 유엔 주택 및 도시개발부는 차별이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숙자 보호소가 트랜스젠더 및 성별 불순응자들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2011년에 공개된 전국 트랜스젠더 차별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중 29%가 보호소를 찾았지만 거부당했다고 한다.



키토시 출신의 인권가 다닐로 만사노는 미국과 캐나다가 주최한 Habitat III의 한 행사에서 신도시 의제가 LGBTQ들의 인권에 침묵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에콰도르 출신 동성애자 시민으로서 자신이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으며 감정에 복받쳐 했다. “저는 이제 곧 30살이 됩니다. 전 하루도 빠짐없이 아빠가 되는 날을 꿈꾸지만, 제게는 불가능한 꿈입니다. 에콰도르에서는 LGBT들이 아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집을 얻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는 기가 차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며칠전 왜 LGBT 공동체가 신도시 의제에 포함되고 싶어하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은 잊어선 안 될 것입니다.


한편, 관용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들의 연맹도 있다. 국제  레인보우 시티 네트워크는 차별에 맞서는 데 있어서 지자체야 말로 중요한 임무를 지닌다는 신념하에 세계각지의 도시에서 LGBT 정책을 소개, 장려해 오고 있다.


이 레인보우 네트워크에 참가하려 하는 도시 중에는 상파울루도 있다. 상파울루시의 펠리페 지 파울라 인권 및 시민권 서기관도 이번 신도시 의제에 LGBTQ 사안이 누락되었음을 지적하며, “LGBTQ의 권리도 인권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시행정에 ‘도시조정에 대한 권리’를 포함시키고 있는 상파울루시는 공개적으로 LGBTQ 센터를 지원하는 한편 이들에게 법률, 보건, 사회 및 정신보건 등의 지원을 제공해 오고 있다. 그 밖에도 교육 및 고용환경의 관용을 꾀하기 위해 트랜스젠더 시민을 위한 도시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지 파울라 서기관은 상파울루가 라틴아메리카에서 이러한 정책을 처음으로 실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시에 대한 권리란 만인을 위한 도시를 뜻하며, LGBTQ도 예외는 아닙니다. 상파울루는 시민을 위한, 만인을 위한 도시입니다.”


이번주 인권캠페인(Human Rights Campaign)측은 2016년도 지자체 평등 인덱스를 공개해, 미국 각도시의 정책 및 행정이 LGBTQ를 얼마나 수용하고 있는지를 순위별로 발표했다. 그 결과 “전국의 각도시들은 굳지 주정부의 정책을 기다리지 않고도 LGBTQ 공동체 보호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관료들이 시정부에게 주민 및 직장인들의 전면적인 보호를  실시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위협을 가해도 이에 굴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인덱스 작성을 담당한 케이트 오클리는 <타임 매거진>을 통해 시는 파트너십으로 인해 저지되는 일 없이 실제로 뭔가를 해낼 수 있는 행정단위라고 밝혔다.


도시계획에 LGBTQ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행동단체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비롯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권캠페인의 인덱스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포용을 향한 걸음이 시정부 대 주정부 사이의 관계와 연관이 있는 것이라면, 이번 신도시 의제 같은 정책제안 문서는 전세계 LGBTQ들의 포용에 유례없는 호소력을 가질 것이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은 “민주적 도시의제는 LGBTQ 집단을 빼놓고 존재할 수 없다”며 “이는 인권문제”라고 강조했다.






- Francesca Perry 

- 옮긴이: 이승훈



Why won't the UN agenda for inclusive cities recognise LGBTQ citizens?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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