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아난드 그로버: '명예 게이'

아시아/인도 2012. 11. 29. 12:16 Posted by mitr

변호사이자 유엔 특별조사위원인 아난드 그로버(Anand Grover) 씨는 2009 년 델리대법원이 인도형법으로 금지된 동성성교 합법화에 성공한 Naz 재단의 역사적인 소송사건의 숨은 공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Fridae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활동에 대해 가지는 열정과 추진력의 원천에 대해 털어놓았다. 



오랫동안 HIV 캠페인과 인권을 지지해온 것으로 유명한 아난드 그로버 씨는 HIV 감염자들의 권리를 위해 수백 건의 소송을 맡아 왔으며, Naz 재단의 소송으로 제377조가 폐지되기 이전부터 성노동자의 권리 및 인도최초의 고용법 관련 HIV 소송을 맡아왔다. 또한, 그는 1981 년 아내 인디라 자이싱(Indira Jaising) 씨와 함께 설립한 인도 HIV/AIDS 법률가협회(Lawyers Collective HIV/AIDS)의 감독을 맡고 있기도 하다. 자이싱 씨는 2009 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추가법무차관에 임명되었다. 그로버 씨는 단도직입적인 사람이다. '달성가능한 최고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누릴 권리에 관한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조사위원(United Nations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 of Everyone to the Highest Attainable Standard of Mental and Physical Health)'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번달 초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에이즈와 인구이동에 관한 행동연구 정비기구(CARAM: Coordination of Action Research on AIDS and Mobility)'에서 인도의 HIV 법안과 약물 보급에 대해 소개하고, 자신을 '명예 게이'로 보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따뜻한 인간미와 직설적인 의견은 밋밋한 회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난드 그로버. 사진: United Nations Information Service Vienna



æ: '달성가능한 최고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누릴 권리에 관한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조사위원', 정말 긴 이름인데요,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나요?


아난드: 네. 건강에 관한 권리는 아주 광범위한 분야입니다. 유엔에는 두 부처가 있는데, 국제연합총회에서는 다양한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고, 인권이사회에서는 유엔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권이사회는 특별조사위원을 임명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위임(mandate holder) 건강, 물, 주택 등에 관한 권리를 다루게 됩니다. 그 밖에 사회적, 문화적 권리, 경제적 권리도 있죠. 그리고, 북한, 수단 등의 분쟁국가에는 다른 위임관도 있습니다. 이들 조사위원들은 인권이사회가 3 년 씩 두 임기 동안 임명합니다. 그러면 예컨대 '건강에 관한 권리'와 같은 주제별 위임관(thematic mandate honder)이 세 가지 기능을 이행하게 됩니다. 


[먼저 첫번째 기능에 대해 말하자면] 특별조사위원들은 매년 두 국가를 위임받습니다. 따라서 그 나라의 동의하에 건강에 관한 권리, 성적소수자와 건강에 관한 권리, 성노동자들의 권리, 이민자들의 권리 등등, 여러 사안의 다양한 측면을 조사합니다. 그런 후에 인권이사회로 보고서를 제출하죠. 요컨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안 좋은 측면을 개선하고 좋은 측면을 장려하는 것이죠. 어느 나라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 추한 측면이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좋은 점은 장려하고, 별로 좋지 않은 측면은 주의를 주며, 나쁜 측면은 지적을 하고 개선하도록 합니다.


두번째 기능은 주제별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 이민과 건강에 관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쿠알라룸푸르를 찾았습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거죠. 이번 이민과 건강에 관한 보고서는 7 월에 인권이사회에서 발표됩니다. 


마지막으로 불평을 처리해야 합니다. 이 세상 어떤 사람도 저를 찾아와서 건강에 관한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보고할 수 있습니다. 수질이 나쁘다거나, 강에 흙탕물이 섞였다거나, 공기가 오염됐다거나, 소음이 너무 많다거나, 트랜스젠더들이 약물을 구할 수 없다거나, 등등의 불만을 청원(Communications)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예컨대 한 팔레스타인인이 응급치료가 가능한 이스라엘 쪽으로 국경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의 긴급한 청원도 있고, 당사국의 반응에 따라 시간을 둘 수 있는 일반적인 청원도 있죠.

 

특별조사위원은 무상입니다. 아무런 보수가 없고 부담이 아주 크죠. 행동강령에는 일 원 한푼도 취할 수 없다고 나와 있는데, 그 이유는 특별조사위원은 독립적인 입장을 고수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국가, NGO, 심지어는 유엔에도 구속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특별조사위원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저도 독립심이 아주 강한 편입니다.



æ: 유엔 특별조사위원으로서 아시아의 성적소수자들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사안은 뭐라고 보십니까?


아난드: 글쎄요. 전 건강에 관한 권리 쪽만 보거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성적소수자든 아니든 소수자들에 대해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 우연히 HIV 사안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LGBTI 사안도 마찬가지죠. 전 명예 게이이자, 명예 성노동자입니다. 또한, 명예 약물복용자, 명예 이민자이기도 하죠. 인권이사회와 같은 분야에서 투쟁하는 이들을 접하는 것은 제 경험을 무척 풍부하게 해 줍니다. 


LGBTI 공동체의 경우, 가장 큰 과제는 수많은 법규[를 철폐하고] 행위를 합법화시키는 거라고 봅니다. 성적소수자, 성노동자, 약물복용자와 연관된 이러한 행위들을 합법화하면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이룰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많이 작성해 왔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것이 결혼이든 재산상속이든 간에 생활 전반에 있어서 평등을 보장해 줄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많은 국가들에게 있어서 첫번째 과제는 금지법을 폐지하는 것입니다. 이들 금지법은 식민주의에 의해 도입된 것이고, 이러한 재제를 가하는 것은 식민주의자들의 종교적 이데올로기문입니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것들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영국은 377조와 377A조를 남기고 떠났지만, 그런 영국조차 1960년대에 이르러서 이 법들을 폐지시켰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마치 이것이 우리 문화의 일부분인냥 여전히 고전분투하고 있죠.



æ: 인도의 HIV 법안은 2002 년에 초안작성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법안이 성취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 법안이 아난드 씨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난드: HIV는 항상 제 마음 곁에 있는 사안입니다. 우리는 HIV 감염자들의 권리를 비롯해 수많은 관련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HIV 감염자들의 권리는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정부가 시간만 낭비하고 있어서 무척 실망스럽습니다. 어쨌든 내년에는 이 법안에 마지막 다듬질이 가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부는 성적소수자들의 행위를 합법화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반대측의 대법원 항소심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마약복용에 있어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사형이 적용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성노동의 경우 현재 투쟁이 진행중인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직 모릅니다. 약물치료 부분은 매우 순조롭습니다. 저희는 어제 약물복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C형 간염약을 성공적으로 금지시켰습니다. Pegasus라는 이름의 약인데, 원래 특허가 내린 약이었지만 이제는 그 특허가 없어졌습니다. 그 밖에 인도는 지난 2005 년 무역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 Trade 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과 관련된 법을 개정했습니다. 이러한 개정을 통해 3D라는 치료약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노바티스(Novartis)사가 이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 거의 막바지단계에 와 있습니다. 저희는 항소위원회와 고등법원에서 줄곧 승리를 거두어 왔고,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저는 오는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 대법원에서 항변할 예정인데, 승리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렇게 되면 질 높고 안전한 복제의약품을 빈곤층도 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æ: 이러한 업무들은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들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일들을 계속해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아난드: 일에 대한 애정과 남을 돕는다는 것이겠죠. 저는 좌파입니다. 저는 학생이었던 17 살 때부터 좌파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요즘에는 좌파가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저는 제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제 의견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대화에 매우 능한 편이고,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학창시절 때 캠퍼스의 이란인 학생들은 샤 팔라비 국왕의 지지자와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지지자, 그리고 공산주의자로 삼등분되어 있었는데, 늘 저를 찾아와 중재를 부탁하곤 했었습니다. 이럴듯 저는 모든 사람, 심지어는 제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과도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æ: 이 일을 4 년째 하시고 계신데, 일을 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아난드: 사람들을 제 관점으로 설득하는 것이 힘들죠. 현상태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대화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성노동 및 성적소수자들의 성행위를 합법화시키고 나면,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자신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이들을 포용하고, 그들이 체포의 두려움 없이 사회의 일구성원이 됨으로써 이 세상은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점을 통해 풍요로워집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다양성의 가치와 자신들이 여태껏 누리지 못했던 풍요로움을 깨닫게 되죠.



æ: 아직도 차별법을 시행하고 있는 정부들에게 유엔이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난드: 유엔은 막대기자를 들고 당신이 평등의 원칙과 언론의 자유를 했다고 지적하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당사국을 방문하는 특별조사관들은 훨씬 더 설득력 있는 관점을 지닐 수 있지요. 하지만, 인권이사회에도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 제도와 당사국들로 하여금 규약에 조인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장치가 있습니다.


오랜 압력 끝에 국가는 규약에 조인하고 조금씩 개방하게 됩니다. 변화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 항상 10 년전의 상황을 떠올려 보라고 말합니다. 개선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많고, 현실은 아직도 우리가 바랬던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신새대들은 이 세상의 모든 평등권을 바라게 될 것입니다. 


저는 1977 년 싱가폴과 말레이시아에 왔습니다. 그 때는 전혀 다른 곳이었죠. 당시 싱가폴과 말레이시아의 사람들은 이웃나라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한 자리에 앉아, 문제점이 무어인지, 지금까지 어떠한 성취가 이루어졌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국가주의 때문에 분열되지 않고 서로 의견을 교환합니다. 함께 하면 더 많은 개선을 이룰 수 있습니다.


æ: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아난드: 이러한 사안들에 헌신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젊은이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저는 불만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는 이런 현실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지만 신념에는 돈이 필요없습니다. 자신의 열정과 신념을 좇으십시오. 인류가 개선될 수 있는 비전이 있는한, 이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될 것입니다.





Nicholas Deroose




니콜라스 드루즈(Nicholas Deroose) 씨는 지적재산 및 인권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싱가폴 로펌 George Hwang LL.C.의 홍보담당자이다.






TAG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