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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애는 성적지향일까?

세계공통 2017.06.13 11:08 Posted by mitr

2016-11-29




무성애는 성적지향일까?




섹스를 원치 않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아직 모르는  





무성애자들 중에도 키스와 애무는 즐기는 경우는 많다. 문제는 섹스라고 한다. 삽화: V Giridhar/Daily Xtra



수상경력에 빛나는 드루팔 코드 제작자이자, 18,000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여성으로는 최초로 Linux Journal 표지를 장식했던 앤지 바이런은 번이나 커밍아웃을 해야 했다고 한다. 


처음엔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했는데, 흔한 상황이었다. 다섯 다른 여자 아이의 치마 안을 들여다 보려다 들킨 것이다. 1990년대 미네소타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바이런은 뒤로도 일을 밖에 내지 않았다고 한다. 


스무살이 바이런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만난 퀴어펑크 가수와 사랑에 빠진. 첫만남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노바스코샤까지 갔고, 곧바로 짐을 챙겨 캐나다로 이사해 버렸다. 누가 봐도 레즈비언다운 행동이었다. 그 후로  사람은 17년을 함께 살았다. 


사람의 생활은 언뜻 보기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다. 바이런은 아내에게 꽃을 선물해 주고, 눈을 바라보는 좋았다. 물론 키스와 애무도 했고 손도 잡았다. 그렇게 사람은 절친한 친구가 되어갔다. 문제는 섹스였다.


20 동안 바이런은 아내의 성욕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도저히 무리였다고 한다. 30대가 되면 찾아온다는 성욕의 절정기를 기다렸지만, 그런 없었다. 오르가즘을 느낄 때까지 노력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이혼한지 , 존재론적 의구심과 혼란 속에서 구글 검색을 하던 무성애라는 용어를 접하게 됐고,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이 납득이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내한테 관심이 없었던 아니에요. 그냥 못느꼈을 뿐이죠. 그땐 이런 뭐라 부르는지도 몰랐어요. 정말 혼란스러웠죠.” 


바이런은 37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성적지향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엔 자신이 레즈비언인 알았다. 그런 그녀는 작년에 다시 커밍아웃했다. 이번엔동성성애적 무성애자(homo-erotic asexual) 말이다. (본인은 레즈비언적 에이스(lesbionic ace)라는 표현을 선호한다고 한다.)


바이런은 여자를 좋아한다.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옷을 벗어던지고 나뒹굴기보다는 근사한 촛불과 함께 저녁식사를 즐기는 편이 좋다고 한다. 물론 레즈비언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필자는 바이런이 자신에게 성적지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걸었다. 바이런은 자신에게도 성적지향이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자신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자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섹스는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도 좋고 로맨스도 좋지만, 아내의 리비도를 만족시켜줄 수 없다면? 삽화: V Giridhar/Daily Xtra


 

지난 한해 동안 무성애자 공동체는 자신들도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들과 똑같이 인정받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런가 하면 세계 각지의 연구자 20 명이 영국 통계청의 2021년도 인구조사에 성적지향 항목을 추가해 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인구조사에 성적지향 항목이 포함되면, 영국 인구의 1% , 50만여 명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좌시되어온 성소수자들의 가시성과 정당성 제고에도 도움이  거라는 것이다. 


이들 학자 중에서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에 재직중인 심리학자 로리 브로토와 모랙 율은 작년 여름 <성적 행동 문헌(Archives of Sexual Behaviour)> 발표한 논문 통해 무성애와 관련된 증거물을 검토하며, 무성애 또한 성적지향으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성애를 성적지향으로 분류하려는 움직임은 무성애가 아닌 것들을 추려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커밍아웃한 에이스(ace: 무성애자를 뜻하는 공동체 내의 용어)들은 하나같이 호르몬 문제일 거라느니,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렇다느니, 성을 억압해서 그렇다느니, 그것도 아니면 제대로 남근을 만나봐서 그렇다는 식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바이런은 라마와 섹스해 보지도 않고 라마가 싫은지 어떻게 아냐는 식의 이런 주장을 무성애자들은 접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한다. 


브로토와 율은 논문에서 무성애에 해당되지 않는 것을 체계적으로 삭제해가는 방식을 취한다.



성적지향처럼 기능하고 드러나기도 성적지향처럼 드러난다면 성적지향으로 봐야 것이다.”



먼저, 무성애는 정신장애일까? 무성애자들은 자신의 섹슈얼리티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압력만으론 설명할 없는 수준의 정신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무성애자들은 자폐 스펙트럼을 겪을 활율이 높지만,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은 없으며, 자폐 스펙트럼을 겪는 사람들도 정신질환의 낙인을 지우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럼 무성애는 성적 기능장애일까? 무성애자 여성을 대상으로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성욕을 가진 여성들과 성적 흥분 기능에 있어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한다. , 단지 섹스를 하고 싶지 않을 뿐인 것이. 성욕저하 장애를 앓는 이들과는 달리 무성애자들은 (바이런처럼) 자신이 무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면 굳이 힘들어하지 않는다. 


성적 기능장애란 대부분 일시적인 것으로, 트라우마와 같은 정신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반면, 무성애는 평생 지속되며, 바뀌지도 않는다. 


그럼 이상성욕 , 성욕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는 어떨까? , 일종의 () 대한 페티쉬가 있거나, 너무 추상적인 것에 집중한 나머지, 그걸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아닐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만, 무성애자가 특정한 성적 집착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도 없다는 것이 브로토와 율 견해이다. 


브로토와 율은 어떻게 해서 무성애자가 되든 그 상황 자체는 이성애자나 동성애자, 양성애자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무성애자들도 동성애자들처럼 위로 남자형제가  많다거나, 왼손잡이일 확율이 높는 , 자궁내 발달적 영향에 의한 생물지표가 있다. 무성애는 성적지향처럼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지속되며 평생 동안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여느 성적지향처럼 무성애자들도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섹스(, 경우에서는 섹스를 하지 않는 ) 추구한다. 


성적지향처럼 기능하고 드러나기도 성적지향처럼 드러난다면 성적지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도로도 무성애는 병이 아니며 고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하지만, 여기서 몇가지 까다로운 문제점이 제기된다. 성적지향이란 우리에게 누구와 섹스하라고 알려주는 일종의 내면적인 메카니즘으로 정의할 있다. 무성애자가 섹스를 원하지 않는다면, 성적지향이 아예 없다는 아닐까?


브로토는그건 모르겠다 한다. “ 정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린 같습니다. 지향이란 여러 방향 중에서 어느쪽이든 가리키 나침반이고 그것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그 지향을 분류한다고 해도, 침이 어느쪽도 가리킨다고 해서 돌아가지 않는다고 없으니까요.”


브로토는 사실 연구가들 사이에서도 성적지향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적한다.



한가지 중요한 점은 지향을 가짐으로써 초래되는 정치적 영향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만약 과학자들이 지향이 어디서 비롯되고, 어떻게 작용하며, 바뀌는지,  그것이 유의미한 분류법이긴 건지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했다면, 객관적인 척도를 이끌어내기도 어려울 것이다. 


브로토는무성애가 성적지향이라는 증거가 그렇지 않다는 증거보다 많다고 본다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가 이루어져야 부분이 많다 덧붙였다.


한편 저스틴 뮤니크는한가지 중요한 점은 지향을 가짐으로써 초래되는 정치적 영향이 무엇이냐는 이라고 한다. 스위스 유럽 원자핵 공동 연구소(CERN)에서 연구원으로 있는 캐나다 출신의 핵물리학자 뮤니크는 낭만적 무성애자이다. 


뮤니크는 캐나다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의 인권법을 언급하며, 성적지향은 차별 금지의 근거가 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무성애자들도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여기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성애자들이 하나의 집단으로 비추어질 때가 많지만, 사실은 내부에서도 많은 논쟁이 오간다고 한다. 자신을 퀴어로 간주하는 무성애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연애관계에 있는 경우엔 무성애자도 파트너를 위해서라면 섹스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려 반면, 섹스를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이들은 무성애자는 섹스를 아예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필하려 한.


뮤니크는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복잡한 이라고 한다.



로리 브로토는 지향이란 것이 여러 방향 중에 어느쪽을 가리키거나, 아예 아무쪽도 가리키지 않을 수도 있는 나침판과 같다고 한다. 사진: Lori Brotto



연구가들의 의견도 각양각색이다.


브로크 대학교에서 다년간 무성애를 연구해온 베테랑 연구가 앤서니 보거트는 무성애를 이해하는 단서를 가지 제시했는데, 무성애자도 성욕이 있지만,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듯 정체성이 없는 섹슈얼리티를 ‘autuchorissexualism’[각주:1]이라 부른다. 


브로토와 율의 연구를 보아도 대부분의 무성애자가 가끔은 자위를 하며, 허구상의 캐릭터나 성적이지 않은 장면에 대해 성적 환상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있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무성애는 브로토의 말대로 침은 있지만 특정 방향은 가리키지 않는 나침판과도 같다고 있는 것이다. 



성적지향은 아주 확실합니다. , 누구에게도 성적 매력을 느낀다는 거죠.”



한편 캔사스 대학의 심리학자 마이클 스톰스는 무성애를 이해하는 또다른 방법을 제시한 있는데, 1979 스톰스는 성적지향은 방향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도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섹슈얼리티는 1차원적 킨제이척도가 아니라 2차원적 평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후로 수많은 무성애자들이 이러한 연속성 학설을 받아들여 그레이에이(대체로 무성애자인 경우), 데미섹슈얼(감정적인 연인관계 속에서만 성적인 경우), 낭만적 무성애(바이런처럼 로맨스는 느끼지만 성적 매력은 느끼지 않는 경우) 같은 다양한 용어를 만들어냈다. 


만약 스톰스의 모델이 유효하다면, 무성애는 성적지향이라기보다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의 문제에 가깝다고 있을 것이다.

 

무성애 가시성 교육 네트워크(Asexuality Visibility and Education Network)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성애자 인권가 마이클 도레는 무성애를 성적지향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생각에 지향이라는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상대를 뜻한다고 보거든요. 성적지향은 아주 확실합니다. , 누구에게도 성적 매력을 느낀다는 거죠.”


그는 무성애도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선택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성애자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것은 무조건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사회에서 물러나야 했던 경험이라고 도레는 말한다. 무성애자들은 동성애자처럼 성적 연대감을 맺진 못하지만, 그들과 똑같이 배타, 차별, 정신적 압박과 같은 시련을 겪는다는 것이다.


바이런은이런 자신이 괴짜가 아니라는 깨달은 나에겐 정말 큰 경험이었다 한다. 인터넷을 통해 무성애의 세계를 접한 마치 세상에 레즈비언이 하나만 있는 아니라는  깨달은 것과 같은 심정이었다는 것이다.


도레나 바이런에게 있어 무성애를 성적지향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사회에서 무성애도 성적지향으로 대우받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들이 무성애를 동성애나 이성애, 양성애처럼 정상적이고, 근본적이며, 바꿀 없는 인간의 섹슈얼리티로 본다면, 본인에게 맞지 않는 다른 것을 추구하느라 세월을 허비하는 경우도 줄어들 거라는 것이다.


무성애가 정말 성적지향인지, 아니면 성욕 스펙트럼의 가장 맨끝자락을 가리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별로 상관없는 현상을 억지로 지붕 아래에 묶어둔 것인지, 우리는 이제 겨우 베일을 조금씩 벗겨가고 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의 브로토는 앞으로도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 Niko Bell

- 옮긴이: 이승훈




Is asexuality a sexual orientation?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Daily Xtra.


  1. 비(非)정체성 섹슈얼리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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