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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7




HIV와 함께 늙어온 내가 두려운 바이러스가 아니라 낙인




런던 게이들의 신규감염율이 처음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전환점을 맞고 있지만, 사회의 인식을 의료기술만큼 끌어올리려면 아직도 일이 많다. 




‘우리가 감염을 막을 때마다 HIV의 전염을 막을 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친 낙인과 차별로부터 사람들을 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진: Jon Hrusa/EPA


1986 12 어느날, 애인 브라이언이 앓기 시작했다. 서포크에 있는 별장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브라이언은 크리스마스 하루 내내 누워 있었고, 이튿날 오전에도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의사였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친구는 브라이언을 보자마자 곧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했다. 


당시는 브라이언처럼 HIV 감염되면 거의 죽는다고 봐도 무방한 때였다. 또한 HIV 바이러스가 어떻게 기능하고 전염되는지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지금과는 천지차이다. 얼마전 잉글랜드 보건국이 처음으로 게이 양성애자 남성들의 HIV 감염이 종식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런던 게이 남성들의 HIV 신규감염율이 32% 감소 것이다. 나는 살면서 이런 놀라운 소식을 접할 날이 오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1987년으로 접어들면서 직장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가서 브라이언을 간호하는 일상이 이어졌. 4 전에 시작된 터렌스 히긴스 재단의 버디 프로젝트에서 자원봉사 분이 정기적으로 찾아왔는데, 우리를 찾아오던버디 친구처럼 지내며 브라이언은 물론 나에게도 정말 도움을 줬다. 공동체가 이렇게까지 서로에게 도움을 있다는 놀랍기만 했다.


하루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퇴근하고 브라이언을 보러 갔다. 그런데 그날따라 브라이언은 잔뜩 당황해 있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병원을 방문한다는데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는 것이다. 이튿날 브라이언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만났다. 왕세자비는 브라이언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고, 침대 맡에 뒀던 곰인형을 가지고 놀기도 했다. 


브라이언은 1987 5 28 저세상으로 떠났다. 마흔번째 생을 불과 앞두고 있었다. 그해는 나에게도 비극적인 해였다. 나도 HIV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의 마지막 달을 그와 함께 하면서 또한 얼마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최악의 경우를 각오하고 있었다. 마침 정부에서 무지로 목숨을 잃지 마세요라는 인식제고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는데, 공익광고에는 묘비와 빙산이 등장했으며, 집집마다 끔찍한 소책자가 배달되었다. 어딜 봐도 HIV 사형선고라는 메시지 뿐이었다.


그로부터 3년후 바이러스를 억제하려면 약을 먹으라는 조언을 들었다. 당시 약이라곤 AZ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아지도타이미딘 밖에 없었다. 나는 치료를 받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AZT 부작용이 끔찍하다고 들었었고, 약을 먹고 상태가 호전될지 나빠질지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을 얻지 못해 에이즈 관련 합병증으로 아내를 잃었다는 한 미국인 의사를 만나면서 치료를 받아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약을 구할 있었고, 어쩌면 목숨이 연장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곧바로 AZT 복용을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부작용이 생겼다. 


그러던 1996, 인생은 영원히 바뀌게 된다. 가히 혁명적이라 있는 항레트로바이러스 복합요법이 나온 것이다. 비록 치료법은 아니었지만 이 요법 덕분에 HIV 감염되어도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있게 되었다. 게다가  경우엔 부작용이 아예 없었.


지금은 하루에 알약 개만 복용하고 있다. 효과적인 요법은 HIV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인데, 나도 덕분에 혈액에서 바이러스가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농도가 감소했다. HIV 전염시킬 위험이 사라진 이다. 


HIV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약물이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 노출전 예방법(PrEP: pre-exposure prophylaxis)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이 등장했다. 노출전 예방법은 HIV 비감염인이 감염을 피하기 위해 이용하는 요법이다. 굉장한 효과를 발휘하는 약물은 스코틀랜드에서 국민건강보험으로 구입이 가능해지며, 웨일스는 시험 프로그램이, 잉글랜드에서도 시험단계를 거칠 예정이라고 한다.


HIV 검사법의 발전상도 눈부시다. 예전에는 HIV 검사 자체도 끔찍한 경험이었지만, 길게는 주씩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불과 만에 결과를 있고, 심지어는 자가용 테스트기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20년전 자신의 어머니가 브라이언처럼 HIV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감동을 줬던 것처럼, 해리 왕자도 임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HIV 검사 장면을 라이브로 내보냄으로써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는 전혀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다이애나가 봤더라면 무척 뿌듯해 했을 것이다. 


한편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면 현실안주일 것이다. 영국에는 아직도 하루에 17 꼴로 HIV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또한 감염 감소추세는 현재까지 게이 양성애자 남성들 사이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HIV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있고 실제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임무가 완성된 아니다. 우리가 감염을 막을 때마다 HIV 전염을 막을 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친 낙인과 차별로부터 사람들을 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변에도 HIV 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연애 상대로부터 거절당한 이들이 적잖다. 


어느덧 74살이 나는 HIV 안고 노년으로 접어드는 세대라 있다. 같은 사람들의 앞날이 어떨지 우리는 아직 모르지만, 주변에서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건강해 보인다 말을 많이 듣는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수록 낙인이 두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요양원에서 HIV 감염인을 끔찍하게 대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지금까지는 스탭들이 HIV 대해 생각해 계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건강하고 병상태도 떳떳히 밝히고 살지만 그런 나도 낙인을 경험해 왔다.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를 의료계의 발전만큼 끌어올리려면 아직도 해야 일들이 많다. 


터렌스 히긴스 재단이 작년에 발표한 앙케이트 결과를 보면, 영국인의 1/3 아직도 칫솔을 함께 쓰면 HIV 감염된다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스로 전염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1/5이나 되었다. 우린 1987년에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이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젠 HIV에 감염되어도 평범하고 행복하게 장수할 수 있게 되었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린 HIV 전염을 종식시킬 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의료상의 개입 외에도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 나는 살면서 놀라운 변화를 지켜봐 왔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해결되진 않는다. 질병을 없애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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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chael Penn

- 옮긴이: 이승훈




I’ve grown old with HIV. I don’t fear the virus any more, I fear the stigma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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