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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2




무지개를 채택하는 브랜드를 보면 메스껍기도 하지만 이런 브랜드들은 LGBT들의 삶을 주류사회에 편입시켜 주기도 한다.




과자류에서 대형은행에 이르기까지 LGBT 친화적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지금, 이런 광고들이 냉소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소비할 가치가 있는 상품들일지도 모른다. 




2015년도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를 장식한 무지개 색채들. 사진: Oakland Tribune/TNS via Getty Images



지난 여름 나는 유명한 프라이드 위크엔드 기간 샌스란시스코를 찾았다. 캘리포니아 주도 1호선 횡단 여행의 종착지였는데 해변에서 시내로 접어들자 모든 것이 다채로운 색을 띄기 시작했다. 정부청사와 각종 기관 건물에도 무지개 깃발이 펄럭였고, 다름과 평등, 연대와 힘의 향연이 온도시를 뒤덮은 것만 같았다. 영국에서도 프라이드에 가본 적이 있었고, 다음주에도 런던 프라이드에 참가할 예정이지만, 이렇게 스케일이 축제는 처음이었다. 그건 내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강력하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어딜 돌아봐도 무지개깃발이었다. 쇼윈도도 무지개 깃발이 걸려 있었고, 상품들도 저항의 상징을 컨셉으로 제작되거나 장식되어 있었다. 그걸 보며 이러한 프라이드 축제의 잡동사니들이 메스껍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형 브랜드가 사회적 양심의 상징으로 무지개를 내건 모습을 때마다 깃발의 용도는 그게 아니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스키틀즈가이번 프라이드에서 중요한 건 오직 여러분의 무지개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하얀 초콜릿 콩만 상품을 출시했을 때는프라이드 화제거리로 부상하려는 마케팅 기믹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저널리스트 아라보시스가자칭 LGBT라는 반기업 좌빨들은 역사 공부 해라 - 우리 인권을 이끌어 바로 미국기업계다라는 트윗글 올렸을 때는 소소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화난 이모티콘과 함께 LGBT 인권 향상을 요구해 왔던 활동가들의 업적을 상기시켰다. 또한 반사적으로  트윗글에 분개한 이들과 같은 반응을 보였. 스머노프가 무지개 깃발과 동성커플의 키스신을 담은 병을사랑을 고르세요라는 슬로건과 함께 한정판매 과연 전세계 LGBT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아니면 단순히 친절한 기업으로, 또는 돈쓸 가치가 있는 브랜드로 보이려는 의도인 걸까?


하지만 아라보시스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도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있었다. 벽보와 유튜브 광고, 잡지에 실린 음료수 광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이 광고와 마케팅으로 둘러쌓여 있는 것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부 우파 정당도 동성결혼을 지지하 마당에 기업이 LGBT 인권을 지지하는 그리 위험부담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가족연합(AFA)정치적으로 올바른 화장실 정책 운운하며 체인점 Target 보이콧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논란이 전혀 없는 아니다. 그러고 보면 패스트푸드점 Chick-Fil-A처럼 LGBT 단체에 기부하는 기업보다는 Coors처럼 맥주캔에 무지개를 찍는 기업이 훨씬 낫긴 하다. 


광고란 우리의 속에 알게 모르게 파고들어 존재하기 때문에 평소에 퀴어들의 인권을 인식하지 않거나, 전혀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도 다가갈 있는 잠재력이 있다. 2013 NatWest TV 광고에는 쌍둥이 언니가 남편과 은행업무를 보는 옆에서 여성이 여자친구와 함께 똑같이 은행 업무를 보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라 해도 NatWest 모든 고객에게 맞는 은행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으리라. 


메시지도 좋았지만, 특히 기뻤던 장면이 인기드라마의 에피소드 중간에 나오는 주목받는 광고와는 다르게 아주 캐주얼했다는 점이다. NatWest 동성커플을 등장시킨 주목을 끌기 위한 의도와 함께우린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한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 동성애자들이 소비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런 광고는 마샤 P 존슨이나 실비아 리베라, 밖에 스톤월에 벽돌을 던지고,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들을 위해 문을 걷어찼던 용감하고 대범한 선구자들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이들의 안방에도 방영될 것이. NatWest 이런 광고를 제작할 있었던 것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대적인 시대에 자신의 삶을 바쳐 왔던 활동가들의 업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기업의 지지가 주류사회에서 LGBT들의 삶을 가시화시키는 방식 또한 중요하다. (여기서 퀴어들이정상화 원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나이키가 무지개 운동화를 제작하거나 오레오에서 무지개빛 쿠키를 선보인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의 반응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이슈 자체가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브랜드들이 그렇듯, 브랜드 자체가 예쁜 색체를 선호하고, 그냥착한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을 뿐이라면, 이런 제스처도 분명 부정적인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페이스북의 프라이드 버튼이 러시아나 아랍 에미리트에서도 선보였다면 조금은 좋게 생각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제스처들이 그것을 다양성과 평등이라고 본능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의 생각을 조금씩 움직여 준다면, 그만큼 소비가치가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 Rebecca Nicholson

- 옮긴이: 이승훈




Brands co-opting the rainbow make me queasy – but they can bring LGBT lives into the mainstream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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