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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4


“두렵지만 사진 전시는 이어가야죠.” 자넬레 무홀리의 저항사진 365점.



집에는 강도가 들고, 작품을 도난 당하기도 하지만, 남아프리카 출신의 사진작가 무홀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학살과 동성애혐오, 증오범죄와 강간 사건을 사진에 담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 그녀가 1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찍은 초상화들을 선보인다.



심문, 침해, 그리고 폄하… 무홀리의 자화상. 사진: Zanele Muholi



남아프리카 출신의 사진작가 자넬레 무홀리(Zanele Muholi) 작년 뉴욕의 호텔에 체크인하려다불필요한 실랑이 벌여야 했다. 회의에 초청받았고, 호텔비도 추최측에서 이미 지했는데도, 호텔 매니저가 신용카드나 현금이 없으면 (마침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체크인할 없다고 우겼기 때문이다. 매니저의 말투에서는뭔가 다른 의도 느껴졌다고 한다. 무홀리가 손님이 아니라 무단침입자 내지는 잘못 찾아온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말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호텔에서도 겪은 적이 있었다. 결국 실랑이 끝에 이튿날 아침에야 체크인할 있었다. 무홀리는 당시 상황을 엄청난 실을 뒤집어 자화상으로 표현해냈다. “마구 엉키고 구속당하는 느낌, 혼란과 분노를 느꼈어요.”


사진은 이번 영국 전시회에서 다른 작품 수십여 점과 함께 공개되었다. 2012 자화상을 찍은 적이 있었지만, ‘Somnyama Ngonyama’(검은 암사자 만세)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365 점의 자화상을 찍기 시작한 2014년부터였다. “일년 365 흑인으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건과 경험을 거치는데,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연결해 보고 싶었습니다.” 게중에는 호텔 해프닝 때와 같은 자신의 경험을 다룬 작품도 있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증오범죄나 탄압 기사를 모티브로 작품도 있다. 



자넬레 무홀리. 최근 전시회에서. 사진: Sarah Lee for the Guardian



지난 동안 작품을 찍지 않은 무홀리는 오늘특별한 일을 담기 위해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한다. 얼마전 암스테르담 전시회를 마치고 돌아온 그녀는 자신의 팀원이자 지인인 시바흘레 은쿰비가 에어비앤비 집주인에게 떠밀려 계단을 굴러 떨어지는 충격적인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무홀리는 자신의 작품이 벽면에 올라가 보며 말했다. “행사를 즐기고 싶었는데, 사건 때문에 그럴 기분이 아니예요. 정말 끝이 없네요.”


이렇듯 자기 자신은 물론 남들이 겪은 일을 되돌아보며 감정을 파워풀한 사진으로 재창조해내는 작업은 극도로 고통스런 과정이라고 한다. 광부 모자와 고글을 쓰고 충격받은 표정으로 찍은 사진은 2012 발생했던 마리카나 학살 기억하기 위한 작품이다. 마리카나 학살이란 파업중이던 광부 34 명이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다. 그런가 하면 여행용 트렁크를 포장할 썼던 랩으로 머리를 감싼 사진도 있다. “입국할 인종을 표적으로 심문이 이뤄지곤 하는데, 세관이 던지는 질문은 상대방의 정체성과 피부색와 연관된 거죠.” 지난주 지인이 유럽을 찾았을 때에도 세관에서 시간이나 심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마치 쓰레기가 느낌도 들고, 우리 같은 사람들에겐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기도 하죠.”





자신이 겪은 일을 소재로 작품도 있다. 전신 초상화에서는 잔뜩 부풀린 비닐봉지를 껴안고 나체로 누워 있는데, 비닐봉지는 작년에 수술로 제거한 자궁 근종을 표현한 것으로, 당시 수술을 살아남을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한편 사진 속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남아프리카의 역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작품도 있는데, 무홀리가 고무 타이어를 목에 두르고 찍은 사진은 네크레이싱 표현한 것으로, 네크레이싱이란 아파르트헤이트 동조자들을 벌하던 끔찍한 방식이었다고 한다. 담요 속에서 얼굴만 내밀고 있는 사진은 매력적이면서도 방어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 담요가 남아프리카의 구치소에서 나눠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아늑한 느낌은 사라져 버린다. 그녀의 시선에서는 반항이 느껴지지만, 이들 작품은 하나같이 고통의 인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Zamile, 2016년 콰테마에서 - 0100 자넬레 무홀리: (‘검은 암사자 만세’ 2017년 7월 14일 - 10월 28일) 사진: Zanele Muholi

사진 소재들(무홀리는 ‘material’이라는 표현을 썼다) 다중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플라스틱 튜브 조형물은 환경파괴를 상징하고, 안전핀은 연대를 표현한다. 가사노동자였던 어머니에게 바치는 초상화에서는 빨래집게로 머리장식을 연출했는데, 백여년간 이어진 (백인) 민족지 학자들의 이국적인 사진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미지다. 하지만 무홀리는 심문받고, 침해받으며, 폄하되는 흑인의 자체가 소재라고 한다. 


무홀리는 자신이 아티스트가 아니라비주얼 행동주의자라고 한다. (그녀는 여성 신장 포럼(Forum of Empowerment of Women) 공동설립자이자 퀴어 비주얼 행동주의 모임 Inkanyiso 창립자이기도 하다.) 일곱 명의 남매들과 함께 더번에서 자란 무홀리는 여러 직업을 전전한 끝에 사진을 접하게 되었고, 사진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한다. “굉장히 지쳐 있었어요. 자살충동까지 느길 때였죠. 사진이 목숨을 구해준 거나 다름 없어요. 제게 유일하게 다가온 사진이었으니까요. 나름대로의 표현방식으로 예술을 사용하는데, 과정에서 치유도 되는 같아요. 상담치료가 필요한 시절이 있었는데, 의사 앞에 가만히 앉아있을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대신 사진을 시작했죠.”

 


목숨이 위태로웠던 수술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검은 암사자 만세’에서. 사진: © Zanele Muholi. Courtesy of Stevenson, Cape Town/Johannesburg and Yancey Richardson, New York



남아프리카 흑인 레즈비언들의 초상화를 담은 Faces and Phases(얼굴과 단계들)’이라는 프로젝트는 11년째 이어지고 있는 일생일대의 작품집이기도 하다. 혐동성애적 사회 속에서 동성애자로서 끔찍한 폭력으로 상처받으며 자란 그녀는 자신이 어릴 때에는 이런 프로젝트가 없었다고 한다. 남아프리카의 평등법은 세계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편이지만, 그렇다고 LGBT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아니다. 폭행, 살해, 레즈비언들에게 자행되는 교정강간 , 현실은 잔혹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무홀리의 프로젝트는 매우 소중하다. 그녀가 사진에 담은 여성들 중에는 이미 목숨을 잃은 이들도 몇몇 있는데, 프로젝트에 영감을 주었던 작가 시인 부시 시가사도 명이다. “이런 위험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과 주변 활동가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없는 상황인 거죠.”


Bayephi I. 2017년 요하네스버그, 컨스티튜션 힐에서. 사진: © Zanele Muholi

무홀리의 삶은 노출되어 있고, 그녀의 작품도 표적이 되고 있다. 집에 강도가 적도 있고, 여성들의 초상화가 담긴 하드 디스크를 도난당한 적도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도 있다고 한다. “물론 두렵지만, 딱히 대책이 없어요. 사람들이 보고 배우며 희망을 가질 있도록 사진 전시는 이어가야 해요. 제가 속한 공동체가 보이지 않을 직접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명심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마냥 남들이 해주기만 바라며 살아갈 없으니까. 우리 존재를 부정당할 없으니까, 저항을 이어가야 합니다. 작품은 우리의 삶을 담고 있어요. 퀴어의 역사, 트랜스젠더의 역사, 흑인 정치와 자신의 가시성이 정말 중요한 거라면, 아무 기록도 하지 않고 바라기만 하고 있을 없잖아요.“  


무홀리는 자신의 작품이사람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존중받으며 인정받을 있는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될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 ‘Zanele Muholi: Somnyama Ngonyama, Hail the Dark Lioness’ Autograph ABP, London EC2A에서 전시중입니다autograph-abp.co.uk.




- Emine Saner
- 옮긴이: 이승훈




‘I'm scared. But this work needs to be shown’: Zanele Muholi's 365 protest photographs

Click here for the original article on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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